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 인하로 시장은 다소 안도했지만, 금리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강경론자들의 목소리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BTC)은 연준 발표 이전 단기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박스권에서 갇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Fed는 지난 11일(현지시간) 9대 3의 표차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CNBC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회복 탄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향후 추가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매파적 완화’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리스크 자산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연준 결정 이전인 월요일 9만 4,000달러(약 1억 3,783만 원)까지 반등했지만, 발표 이후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BTC가 현재 10만 달러 아래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범위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투자자의 평균 매수 단가인 10만 2,700달러(약 1억 5,059만 원)와 ‘시장 평균 공정가’로 추산되는 8만 1,300달러(약 1억 1,922만 원) 사이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동력이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노드는 또 현물 시장에서 실현 손실이 하루 5억 5,500만 달러(약 8,140억 원)로 급증하며, 2022년 FTX 붕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의 대규모 차익실현과 고점 매수자들의 손절매가 맞물린 결과로, 매수 심리의 위축을 반영한다.

한편 선물시장에서도 유동성이 급감하고 있으며, BTC 매도 압력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분간 10만 달러 돌파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연준이 예고한 금리 완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비트코인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10만 달러 돌파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격이 취약한 구간에서 장기 정체될수록 잠재적 매도 압력이 누적되고, 이는 하방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도래하지 않는 한, BTC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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