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사 피델리티는 최근 비트코인을 올해 ‘유일한 패자(lone loser)’로 지목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 주리언 티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비트코인의 성과는 다른 자산군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설명하며, 이는 단기적으로도 하방 압력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티머는 비트코인 ‘수익’을 제공하는 기업 맞춤형 재무 전략이 한때 상승 요인이었으나, 현재는 오히려 부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비트코인 지급 재무 정책은 호재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테슬라($TSLA),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과 같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분석도 비트코인의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티머는 비트코인이 장기 상승 추세선을 하회하는 모습이라며, 이번 4년 주기 사이클의 ‘정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2022년 약 1,600만 원 선에서 시작된 상승장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듯 보이며, 과거 2010년 이후 사이클들과 비교했을 때 점차 파고가 낮고 길어진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시경제 환경도 비트코인 가격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티머는 미국 증시가 견조한 기업 실적과 완화적 연준 정책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성과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 내 수요 유동성이 높아졌지만, 주식처럼 실질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비트코인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외환·채권 시장 변동성도 얕아지면서, 비트코인 같은 대체 투자 자산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즉, 위험 회피 수요가 줄어든 지금, 투자자들은 비트코인보다 안정성과 실적을 겸비한 기존 자산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다시 주목받기 위해선 매크로 리스크와 기술적 저항선을 넘는 새로운 트리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비트코인이 주식시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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