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동안 대규모 고래 매도 이후 리플(XRP)의 가격이 약 2.05달러(약 3,029원)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80만 개 물량이 일주일 사이 시장에 매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기 하락 압력과 향후 방향성에 대한 경계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지갑당 100만~1,000만 XRP를 보유한 고래 지갑들이 총 2억 8,000만 개에 달하는 XRP를 처분했다. 이들의 보유량은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이와 함께 가격도 3달러(약 4,429원) 초반대에서 현재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크립토포테이토는 같은 기간 5억 개 이상의 XRP가 대형 보유자들에 의해 시장에서 유동화됐다고 전했다.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약 1조 4,765억 원)가 넘는 규모다.

대량 매도 속에도 거래소 물량은 감소

흥미로운 점은 매도세가 거셌던 와중에도 거래소 내 리플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래소 XRP 공급은 약 260억 개 수준으로 내려왔으며, 최근 두 달 내 135억 개가량이 거래소에서 인출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업비트에서의 XRP 출금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2023년 이후 처음 있는 흐름이다.

패턴은 2017년과 유사...기술적 반등 가능성?

온체인 분석가 ChartNerd는 현재 리플 가격 구조가 2017년 시세 흐름과 매우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ABC 조정’ 패턴이 완성됐고, 피보나치 수요 구간에서 반등 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시에는 이후 단기 급등이 뒤따랐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가격 목표는 약 2.8달러(약 4,134원) 수준까지 열려 있다는 주장이다.

차트 분석가 CryptoWZRD도 XRP가 아직 주요 지지선인 2.1달러(약 3,100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하방 이탈 전까지는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는 편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XRP는 1.99~2.05달러 박스권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거래량 변동이 촉발될 경우 방향성이 확인될 전망이다.

XRP 기반 ETF와 랩핑 토큰 출시 기대감

가격 흐름과 별개로 XRP 인프라는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암호화폐 투자사 21샤어스가 제안한 XRP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는 미 규제 승인에 근접해 있으며, 상장 시장인 Cboe BZX 거래소도 이를 인증했다. ETF 이름은 'TOXR'로, 미국 내 다섯 번째 XRP 현물 ETF가 될 전망이다. 실제 이들 ETF 상품에는 19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투자자 관심도 증명되고 있다.

한편 커스터디 업체 헥스트러스트는 새로운 랩드 토큰 ‘wXRP’를 공식 출시했다. 이 토큰은 리플을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와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브리지를 통하지 않고도 교차 네트워크 간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XRP의 확장성과 접근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 매도세와 기대감 교차, 결과는 ‘지지선’이 말해준다

현재 XRP는 기술적 지지선에서 반등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래 매도로 인한 부담과 ETF·wXRP 같은 호재가 교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달러 부근 지지 여부가 추세 전환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온체인 흐름상 단순한 매도 압력 이상의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추세 지속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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