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이 지난주 8억 6,400만 달러(약 1조 2,702억 원)의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금 디지털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럽 디지털 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월요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 유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약 7억 9,600만 달러(약 1조 1,704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 뒤를 독일이 약 6,860만 달러(약 1,009억 원), 캐나다가 약 2,680만 달러(약 394억 원)로 이었다. 세 국가의 자금 유입 규모를 합하면 올해 누적 기준 전체 유입액의 약 98.6%에 달한다.

반면, 스위스에 상장된 암호화폐 ETP에서는 오히려 약 4,140만 달러(약 60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대조를 이뤘다. 그럼에도 스위스 ETP는 연초부터 누적 순유입 기준으로는 약 6억 2,240만 달러(약 9,148억 원)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비트코인(BTC) 스폿 ETF 기대감과 기관 투자자 유입은 암호화폐 관련 금융 상품 전반의 유동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주요 금융기관들의 ETF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명확화와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코인셰어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대규모 자금 유입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현상에 대해 "규제 환경과 투자 인프라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내 디지털 자산 채택의 '비대칭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친화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 또한 투자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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