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이란 연계 암호화폐 거래소 첫 제재…“디지털 자산 통한 우회 자금세탁 차단”
미국 재무부가 이란 금융 시스템과 연계된 암호화폐 거래소 두 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디지털 자산 플랫폼이 이란 제재 프로그램에 직접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금요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조치는 자국 국민을 탄압하면서도 국제 제재를 우회하려는 이란 정부 인사 및 네트워크에 대해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제재 대상에는 에스칸다르 모마니 칼라가리 이란 내무장관이 포함됐다. 그는 현지 경찰조직을 지휘하며 반정부 시위 탄압을 주도해 왔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재무부는 이란 국민을 착취해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는 부패한 고위층과 네트워크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석유자금 횡령 기업인까지 지목
이번 제재 대상에는 이란의 유명 사업가 바박 모르테자 잔자니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과거 국영석유회사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출소 후 이란 정부의 비공식 자금 이동과 세탁을 도운 것으로 지목됐다. 특히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관련 프로젝트에 자금 조달 역할을 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흔히 위성 조직이나 차명 계좌를 활용해 제재를 우회하던 이란이, 최근 들어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탈출구를 택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실제로 OFAC는 이번 제재가 “이란 경제 내 금융 부문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첫 지정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영국 등록 암호화폐 거래소 2곳도 제재
특히 이번 조치에서 주목할 대목은 제재 대상에 오른 두 개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영국에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런던에 본사를 둔 Zedcex 익스체인지와 Zedxion 익스체인지를 잔자니와 연계된 기관으로 판단했으며, 이들이 IRGC와 연관된 조직들의 대규모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Zedcex는 202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940억 달러(약 1,364조 9,400억 원)가 넘는 트랜잭션을 처리한 바 있다. 이는 단순 중개 수준을 넘어 글로벌 자금 세탁에 직접 연루됐다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 재무부 베센트 장관은 “이란은 석유 수익을 국민 삶의 질 향상보다도 무기 프로그램과 무장 정파 지원에 쓰고 있다”며 “이처럼 디지털 자산을 악용해 불법 자금을 유통하는 체계에 대해 미국은 지속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USDT 활용한 외환시장 개입 정황도 포착
한편 최근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이란 중앙은행이 최근 경제난에 대응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를 대량 매입했다고 밝혔다. 확보한 USDT 규모는 5억 달러(약 7,255억 원)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은 자국 화폐인 리알 가치 방어 혹은 제재국과의 무역 결제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당국은 자국 암호화폐 거래소 노비텍스를 통해 USDT로 리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외환시장 개입처럼 행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암호화폐를 중앙은행의 외환정책 수단으로까지 활용한 보기 드문 사례다.
“암호화폐 제재, 단순 기술 접근 넘어 국제 정치 이슈로 확산”
이번 OFAC의 조치는 단순한 금융 범죄 대응을 넘어, 디지털 자산이 국제 제재 체계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제3국에 등록된 거래소에까지 제재가 적용된 것은, 미국이 암호화폐 인프라를 국제 정치와 안보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으로도 미국은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불법 자금 이동을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환경이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급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암호화폐, 이제 정치 지형까지 바꾸는 시대… 투자자에겐 규제 리스크 분석이 필수"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스테이블코인(USDT)을 활용해 외환시장을 개입한다는 정황은, 암호화폐가 이제 단순 기술적 자산을 넘어 '지정학적 무기'로 활용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상징합니다.
런던에 등록된 거래소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며, 거래소의 국적이나 형태보다 ‘어디와 연결됐는가’가 중요해졌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크립토 시장은 이제 ‘기술 분석’이나 ‘가격 차트’만으로 풀 수 없는, 매크로와 규제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 지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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