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연말을 앞두고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약세론과 낙관론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가격이 2달러(약 2,958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XRP의 실질적 채택과 수익성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대형 암호화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였던 XRP는 최근 기술적 지표에서 경고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술 분석가들은 XRP 가격이 3.30~3.40달러(약 4,882~5,029원) 부근에서 ‘더블 톱’ 패턴을 형성하고 있으며, 모멘텀 지표가 하락 전환 중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1.85~1.90달러(약 2,739~2,811원) 구간이 현재 중요한 지지선으로 작용 중인데, 이 레벨이 무너질 경우 1.60~1.65달러(약 2,367~2,440원) 수준까지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기술적 약세 속에서는 매도 심리 우세

매도세가 뚜렷하다는 점은 온체인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XRP 가격은 여전히 ‘실현 가격’ 대비 높게 형성돼 있는데, 이는 과거 하락장 직전에 나타났던 구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이동 평균선과 MACD(이동평균수렴확산지수) 같은 모멘텀 지표도 하락 방향을 유지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매도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근본적 가치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시각도 존재

다만, 모든 분석가들이 부정적인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분석가 빈센트 반 코드(Vincent Van Code)는 지난 2025년 동안 XRP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근본적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리플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기관 투자자의 관심과 XRP 레저(XRPL)의 기술 개발도 지속된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보다 시장 구조와 유동성의 일시적 왜곡이 더 큰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 ‘다크 디펜더(Dark Defender)’는 파동이론에 기반해 XRP가 이미 조정 국면을 마무리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XRP가 향후 사이클에서는 최대 5.85달러(약 8,652원)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 시점은 넓은 범위의 시장 분위기와 연계돼 있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야기와 추측,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

한편, 기술 차트를 넘어 XRP에 대한 새로운 유틸리티 내러티브들이 시장에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XRP 기반 수익 창출 전략을 앞세운 채굴 플랫폼 관련 보도들이 쏟아졌지만, 이들 대부분은 XRP 프로토콜의 핵심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며, 정보의 투명성과 위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또한 EA 스포츠가 향후 일부 게임에서 XRP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공식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자극되기도 했다. 이러한 스토리들은 XRP에 대한 투기적 기대를 부추기지만, 실제 제품에 적용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검증이 필요하다.

결국 XRP는 지금 차트상 압력과 미래 가능성 사이에서 불확실한 경계에 서 있다. 단기적으로 가격은 약세 흐름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법적 안정성과 신규 채택 사례들이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하다. 2026년 초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XRP가 어떤 방향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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