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자산시장 성적표가 의외의 결과를 내놨다. 주요 전통 자산인 원자재와 주식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반면, 암호화폐는 같은 기간 모든 주요 자산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바닥으로 밀려났다.

전통 자산 강세, 암호화폐는 ‘꼴찌’ 추락

2025년 연말을 앞둔 현 시점에서 자산군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극명한 온도차가 드러난다.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공개된 ‘불시어리(Bull Theory)’의 집계에 따르면, 은이 연초 대비 약 130% 상승하며 올해 최고의 자산 자리를 차지했다. 금도 약 65% 상승했고, 구리 역시 35% 가까이 올랐다.

주식 시장도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약 20%, S&P500은 16%,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약 13% 상승했다.

반면 암호화폐는 홀로 역주행했다. 비트코인(BTC)은 연초 대비 약 6% 하락했고, 이더리움(ETH)은 약 12% 빠졌으며, 이더리움을 제외한 기타 알트코인 시장은 무려 42%가량 급락했다. 이로써 암호화폐는 2025년 모든 주요 자산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낸 유일한 자산군으로 낙인찍혔다.

상반기 랠리, 하반기 급락으로 결말

지금의 하락세는 올해 초중반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2025년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은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XRP 등 주요 대형 코인이 연중 지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10월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약 18억 6,006만 원)를 찍었고, 이더리움은 8월 4,946달러(약 7백 3십2만 원)로 올랐다. XRP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가인 3.65달러(약 5천 4백 원)를 갱신하며 시장을 크게 들썩이게 했다.

그러나 10월 10일 갑작스러운 급락이 모든 국면을 바꿨다. 당시 시장 전반이 빠르게 붕괴되며 암호화폐는 하락세로 전환됐고, 연말까지 반등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 9,800억 달러(약 4,390조 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7년 만에 최악의 4분기 성적 낸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4분기 성적은 특히 암울하다. 전문가 @TedPillows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해 4분기에 지난 7년간 가장 나쁜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중반 강한 랠리와 최고가에도 불구하고, 연말에는 고점 대비 큰 폭 하락하면서 오히려 역성장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결국 2025년은 암호화폐 시장의 ‘불완전한 회복’과 급락이 공존했던 한 해로, 투자자들에게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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