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엘살바도르 정부와 비트코인(BTC) 정책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총 14억 달러(약 2조 797억 원)의 IMF 대출을 확보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채택 이후 국제 금융기구와의 긴장 속에서도 자산을 확장하고 있다. 논의 중심에는 ‘투명성 강화’, ‘공공자금 보호’, 그리고 ‘정책 리스크 최소화’가 자리 잡고 있다.

치보 지갑 매각 협상 본격화…정부 공식 플랫폼 퇴장 수순

IMF는 최근 성명에서 치보(Chivo) 지갑 매각을 위한 고급 단계의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치보는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지정한 이후 출시한 정부 운영 지갑으로, 출시 직후부터 신원 도용, 해킹 피해, 잦은 오류 등 수많은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부 계정은 사기 혐의로 동결되기도 했다.

지난해 치보 지갑 개발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치보 앱이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있다며 폐쇄를 주장한 바 있다. 2024년 초 스테이시 허버트 엘살바도르 국가비트코인사무소장은 “치보 지갑은 매각되거나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민간 비트코인 지갑 서비스는 계속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IMF “엘살바도르 경제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

IMF는 엘살바도르의 경제 지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역시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엘살바도르 40개월 연장기금협정(EFF)에 대한 두 번째 검토 결과로 공개됐다.

하지만 비트코인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IMF는 지난 5월에도 엘살바도르가 더 이상 비트코인 매수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누적 7,509개”…구매 행진 여전히 지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살바도르 정부는 암호화폐 매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는 1,098 BTC를 추가 매수했으며, 12월 22일까지 총 7,509 BTC를 보유 중이다. 이는 약 7억 2,348만 달러(약 1조 732억 원)에 달한다.

엘살바도르는 하루 1 BTC를 꾸준히 매수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시세 급락이나 IMF 권고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다. 나입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3월 “전 세계가 등을 돌리고 비트코인 지지자들조차 우리를 떠났을 때도 멈추지 않았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전략 고수를 선언한 바 있다.

이번 IMF와의 대화는 단순한 상징이나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전환과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엘살바도르가 고위험 자산인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으로 유지하는 한, 국제 금융 커뮤니티와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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