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AI 토큰, 인기와 수익 '엇갈렸다'…RWA·레이어1이 2025년 시장 주도

밈 코인과 인공지능(AI) 토큰이 2025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막강한 ‘화제성’을 끌었지만, 실제 수익률 면에서는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물자산(RWA)과 레이어1(Layer 1) 중심 자산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며 시장의 중심 축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뜨거운 이야기’였지만 성적은 최하위… 밈코인, AI 토큰 급락

코인데스크의 자회사인 코인게코가 최근 공개한 2025년 연간 리포트에 따르면, 밈 코인과 AI 관련 토큰은 각각 평균 -31.6%, -50.2%의 연초대비(YTD) 손실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집중됐지만, 가격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 셈이다.

대부분의 주요 밈 코인은 연간 기준으로 44.6%에서 최대 82.5%까지 급락했다. 이 중 유일하게 ‘리비타(Ribbita)’만이 상승세를 보이며 예외적인 성과를 냈다. AI 테마 코인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알케미스트 AI’와 ‘카이트(Kite)’를 제외한 거의 모든 토큰이 -49.8%에서 -84.3% 수준까지 하락했다.

DeFi·DEX·레이어2까지… 인기 내러티브 대부분 부진

밈과 AI 외에도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주요 내러티브 대부분이 비슷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탈중앙금융(DeFi)은 평균 -34.8%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DEX(분산형 거래소) 관련 토큰은 -55.5%로 AI 테마와 유사한 수준의 낙폭을 보여줬다.

레이어2 확장 솔루션 역시 2년 연속 기대 이하의 흐름을 이어갔다. 이더리움 등의 메인체인 부하를 줄이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았지만, 올해 평균 -40.6% 하락하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각종 테마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뚜렷한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유일한 상승 주역은 RWA… 1,794% 오른 키타 네트워크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실물자산(RWA)은 2025년 최고의 성과를 낸 테마가 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RWA 관련 토큰은 평균 185.8% 상승했으며, 중심에는 ‘키타 네트워크(Keeta Network)’의 1,794.9% 폭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제벡 네트워크’와 ‘메이플 파이낸스’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RWA 모델은 부동산, 채권 등 현실 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올해 시장이 투기성보다는 실용성과 안정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면서, 실체 있는 자산 기반의 RWA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어1 테마도 강세… 프라이버시 코인 주도

레이어1 분야는 RWA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 상승률인 80.3%를 기록했다. 프라이버시 기반 블록체인 ‘지캐시(Zcash)’와 ‘모네로(Monero)’의 상승, 그리고 비트코인캐시(BCH), 바이낸스코인(BNB), 트론(TRX)의 회복세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이익을 낸 테마 중 RWA와 레이어1만이 2년 연속 수익성장을 기록한 유일한 분야였다. 반면 올해 미국 소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메이드 인 USA’ 내러티브는 30.6% 수준의 소폭 상승에 그쳤고, 게임(Gaming)과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은 각각 -75.2%, -76.7%로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솔라나(SOL) 생태계 역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64.2%의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 성과와의 괴리를 드러냈다.

트렌드보다 실적… 시장의 진화 엿보여

2025년 암호화폐 시장은 ‘인기 있는 이야기’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해였다. 단기 투기성보다는 실물 기반 가치,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등 실체 있는 내러티브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이 관찰된다.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서사가 아닌 성과’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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