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조용한 조정…금·은 급등은 ‘강세장 전조’일까

비트코인이 최근 30% 넘게 하락하며 87,000달러(약 1억 2,478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금과 은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는 이와 같은 자산 간 괴리가 위험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지난 강세장을 반복할 수 있는 ‘전조’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귀금속이 선행한 2020년,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

분석가 ‘불 시어리(Bull Theory)’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이후 시장과 현재 상황 사이의 유사점에 주목했다. 당시 금은 1,450달러에서 2,075달러까지, 은은 12달러에서 29달러까지 단기간에 급등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약 5개월간 9,000~12,000달러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자금이 암호화폐로 이동하면서 2021년 2분기 64,800달러까지 폭등했다. 이는 2020년 8월 저점 대비 440%나 오른 수치였다.

불 시어리는 이 같은 ‘자금 순환’이 2025년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본다. 올해 금은 4,550달러, 은은 84달러 아래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비트코인은 10월 고점인 126,000달러(약 1억 8,082만 원)에서 대규모 청산 여파로 30% 넘게 하락한 뒤 여전히 90,0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번 사이클, 유동성 + 구조 동시 작용”

불 시어리는 귀금속 가격이 상승한 뒤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하며, 이는 사이클 종료가 아니라 오히려 강세장의 시작일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2026년에는 여러 호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가 꼽은 요인은 다음과 같다: 기준 금리 인하 지속,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재개, 은행 레버리지 완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명확화, 비트코인을 넘어 다양한 ETF 상품 출시 등이다. 이는 2020년과 달리 구조적인 상승 요인이 더해지는 셈이다.

그는 “지난 강세장에서 비트코인은 주로 유동성 덕에 올랐다면, 이번에는 유동성과 구조가 동시에 작용할 것”이라며 강한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트코인, 조용한 구간은 ‘폭풍 전야’일까

12월 말 현재 비트코인은 90,000달러(약 1억 2,910만 원) 아래에서 하루 2% 가량 반등했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약 6% 하락 중이다. 최근 일주일간 거래 범위는 86,000~90,000달러로 비교적 좁은 편이며, 거래량과 모멘텀 역시 낮은 상태다.

이에 반해 금은 연초 대비 75% 상승, 은은 170% 이상 오르며 전체 시장 대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의 금·은 대비 상대 가치 지표는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는 비트코인이 ‘상대적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불 시어리는 “이런 횡보 구간이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이라기보다는 본격 상승 전 잠잠한 정체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귀금속 가격이 조정을 거치고 자금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쏠릴 경우, 2026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네 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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