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오피스,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 구조적 진입… 2026년 전망은 '신중 모드'

패밀리 오피스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시작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여전히 주요 투자처로 자리 잡았지만,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암호화폐 가격 하락이 2026년 전망에는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 구조적 투자자로 변화

파이낸셜뉴스(Financial News) 보도에 따르면, 2025년은 패밀리 오피스들이 암호화폐를 단순한 실험 대상이 아닌 구조적 자산군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해였다. 노이아 캐피털(NOIA Capital)의 최고투자책임자 무함마드 예실하르크는 2025년을 기점으로 "패밀리 오피스들이 ‘실험자’에서 ‘구조적 투자자’로 진화하며 디지털 자산에 점진적으로 자산을 할당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보관 인프라, 규제 준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강화되며 가능해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여전히 암호화폐 초심자에게 가장 접근성 높은 자산이며, 내부 전문 인력이 부족한 패밀리 오피스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다.

투자 확산의 배경: 인프라 발전과 신뢰 회복

BNY멜론이 2025년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초고액 자산 보유 가문 중 74%가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하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이는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갤럭시디지털의 액티브 운용 부문 책임자 크리스 라인은 "실사와 리스크 분석을 거친 신중한 접근이 주를 이뤘고, 단기 투기보다는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콩 기반 VMS는 암호화폐 헤지펀드 Re7에 1,000만 달러(약 145억 원)를 투자하며 첫 진출했고, 아서 헤이즈의 패밀리 오피스는 2억 5,000만 달러(약 3,622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중심 사모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26년 전망: 기대와 회의가 교차

랩터디지털의 창립자 피트 나자리안은 2026년에 패밀리 오피스들이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더욱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는 "디지털 자산 기업들의 IPO 정시화와 ETF 같은 투자수단 확대는 패밀리 오피스에게 더 많은 접근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시장 하락은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025년 10월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1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30% 이상 하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기반의 한 패밀리 오피스 관계자는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일부는 부동산 등 더 안정적인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중심 투자 전략이 관건

예실하르크는 2026년엔 보다 ‘절제된 접근’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 수익을 노린 투기 대신, 기술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선별적으로 투자하며 철저한 내부 심사를 거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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