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와 무역 분쟁 우려 속에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등 변동성 높은 디지털 자산에서 이탈해 금, 은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자산 로테이션(Asset Rot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의 그레이시 첸(Gracy Chen) 최고경영자(CEO)는 30일 발표한 시장 논평을 통해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 침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따른 위험 회피(Risk Aversion) 심리가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 "디지털 자산 버리고 金·銀 담는다"… 안전자산 선호 뚜렷
첸 CEO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XRP) 등 주요 가상화폐가 하방 압력을 받는 동안, 자본은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귀금속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 금·은 시세는 무역 전쟁 공포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부활 조짐과 유럽·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며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리스크 온(Risk-on·위험 선호)’에서 ‘리스크 오프(Risk-off·위험 회피)’로 급선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비트코인, 안전자산 아닌 ‘고베타(High-Beta)’ 위험자산 성격 노출
이번 하락장은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를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첸 CEO는 "이번 흐름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이 시장 내에서 ‘고베타(High-Beta·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취급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위기 상황에서 실물 자산(Real Assets)이 초과 수익을 내는 전통적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번 조정이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도하게 쌓인 레버리지(빚투) 물량이 해소되고(Flushing out), 시장 포지셔닝이 재설정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한 가격 발견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5만 달러 지지선 사수 관건… 장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
비트겟은 향후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지표로 ▲비트코인 5만 달러(약 6,800만 원) 선의 지지 여부 ▲거래량을 통한 투매(Capitulation) 및 반등 신호 ▲상대강도지수(RSI) 과매도 구간 진입 여부를 꼽았다.
첸 CEO는 "단기적인 역풍은 불가피하지만, 네트워크 성장과 채택률이라는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장기적 회복 탄력성에 대한 믿음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와 미국의 통화·무역 정책이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