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대형 보유자들이 최근 한 주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조용히 움직였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 대규모 환매가 이어졌지만, 비트코인은 7만4000달러 선을 지키며 버텼다. 누군가가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13일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블랙록과 연관된 비트코인 지갑은 지난주 거래일마다 매도 흐름을 보였고, 총 10억1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옮겼다. 약 1만5000BTC가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통해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IBIT 환매와 연결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압력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5월 25일에는 1억5190만달러, 5월 26일에는 3억3371만달러의 순유출이 추가로 기록됐다. 아캄의 잔고 추적에 따르면 IBIT 보유액은 5월 중순 755억달러 안팎까지 늘었다가 5월 26일 670억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3주도 채 되지 않아 약 80억달러가 줄어든 셈이다.
현물 ETF 자금도 ‘순유출’ 전환…시장 심리 시험대
소소밸류 집계 기준으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11개는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 동안 12억6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4월 한 달간 19억700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강한 자금 유입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규모 보유 물량 이동은 ETF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사토시 시절 채굴자로 추정되는 지갑은 2650BTC, 약 2억300만달러어치를 팔콘엑스와 컴벌랜드 등 장외거래(OTC) 데스크로 보냈다. 이 지갑에는 아직도 약 6000BTC, 4억6000만달러어치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TC 거래는 대규모 매물을 공개 시장에 바로 던지지 않아 가격 충격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오래 잠들어 있던 ‘사토시 시절’ 비트코인이 다시 시장 유통 물량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대형 지갑에서는 매도가 나오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저가매수’ 기대가 여전하다. 아캄이 “블랙록이 판다면 누가 사는가”라고 물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공급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이를 흡수하는 수요가 비트코인 개당 7만6000달러 안팎의 지지력을 유지시키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거액의 차익실현과 자금 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 1개는 여전히 1억1400만원 안팎이다. 대형 기관의 환매와 고래 지갑 이동이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시장이 매도 압력을 완전히 놓치지는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