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이 정책기관 공사채와 은행채 공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공급과 정책금융 지원이 확대되면서 LH, 주택금융공사, HUG 같은 초우량 발행사의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8·13 부동산 종합대책과 크레디트 시장' 보고서에서 "LH·주금공·HUG·캠코의 역할 강화가 예상되며 해당 기관들의 외부 차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이 주택 공급 확대와 핀셋형 금융 지원을 함께 담은 만큼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발행 물량을 우선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13일 수도권 23만호+α 추가 공급과 주택 공급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카드뉴스에서 부동산 PF 보증·자금공급 규모를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PF는 개발사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방식으로, 보증과 정책금융 규모가 커지면 관련 기관의 자금 운용과 차입 수요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된 곳은 LH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는 정부가 2030년까지 누적 착공 목표 135만호 달성의 이행력을 높이고 수도권 23만호 이상 추가 공급 계획을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올해 LH 채권 발행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9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보고서는 향후 발행 상황에 따라 순발행 규모가 1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주택금융공사도 발행 압력이 커질 수 있는 기관으로 지목됐다. 정상 사업장에 대한 PF 보증 공급은 2025년 3조7000억원에서 향후 3년간 연간 9조~13조원으로 확대된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과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는 정책 기능이 커지는 구조다. 올해 주택금융공사 공사채 발행액은 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HUG와 캠코 역시 정책 지원 과정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는 기관으로 함께 언급됐다. 다만 기관별 실제 발행 규모는 사업 집행 속도와 보증 공급의 집행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은행채 쪽도 공급 부담이 낮아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가계대출자산 비중이 높아 가계대출 변화가 은행채 공급을 좌우한다"며 "가계대출 취급이 제한되며 시은채 잔액이 감소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취급 여지가 커지면 은행채 잔액 축소 압력도 약해진다는 해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은행권의 투자 대상 변화도 거론됐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부터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이 도입되면 고위험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은 금융시스템 위험에 대비해 은행에 추가 자본 적립을 요구하는 장치다. 보고서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이 늘 경우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피하려는 은행권 수요가 위험가중치 0% 채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앞서 가계대출 총량 목표 상향이 은행과 건설 업종의 영업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또 8·13 부동산 대책이 주택 가격보다 건설 수주와 관련 업종 실적에 먼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다룬 바 있다.
이번 신한투자증권 보고서는 같은 8·13 대책을 크레디트 시장 관점에서 다시 본 것이다. 정책기관 공사채와 은행채 발행 규모는 기관별 사업 집행과 은행권 대출 취급 추이에 따라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