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인베스트가 벤처펀드 ARK Venture Fund(ARKVX)를 이더리움에서 토큰화하고 USDC를 활용한 청약·환매 구조를 도입했다. 블록체인에 펀드 지분 신청과 기록을 남기지만, 분기별 환매 한도와 비상장 자산 특유의 유동성 제약은 유지된다.
아크인베스트와 시큐리타이즈는 24일 ARKVX 토큰화를 발표했다. 토큰화된 지분은 우선 이더리움에서 제공되며, 시큐리타이즈가 온체인 발행과 투자자 이용 환경을 맡는다.
아크인베스트는 ARKVX가 OpenAI, Anthropic, Stripe, Databricks 등 민간·공개 기술기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다만 펀드 보유 종목은 변경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공식 발표문에 담겼다.
적격 투자자는 시큐리타이즈 플랫폼에서 USDC로 청약하고 환매 요청을 제출할 수 있다. 신청 내용은 먼저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펀드의 일일 순자산가치(NAV)가 산출된 뒤 지분 토큰이 투자자 지갑으로 전달된다.
이 구조는 이더리움의 비동기식 예치·환매 표준인 ERC-7540과 유사하다. ERC-7540은 즉시 정산하기 어려운 예치와 환매 요청을 먼저 접수한 뒤 정산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다.
핵심은 토큰화가 펀드의 환매 조건까지 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ARKVX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폐쇄형 간격형 펀드로, 정해진 기간에만 일정 한도 내에서 환매가 이뤄진다.
ARK Venture Fund 투자설명서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공시는 환매가 분기별로 진행되며 통상 환매 규모가 발행 주식의 5% 이내라고 명시한다. 신청이 한도를 넘으면 펀드가 추가로 최대 2%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초과 물량은 비례 배분될 수 있다.
따라서 ARKVX 토큰을 24시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크인베스트는 ARKVX에 2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으며,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지분을 매도하지 못할 수 있다고 고지한다.
이번 토큰화는 청약 요청과 환매 대기열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초자산의 가치평가 주기나 환매 한도까지 없애지는 못한다.
ARKVX의 최소 초기 투자액은 500달러(약 68만원)로 제시됐다. 상품 접근 조건과 토큰화 지분의 법적 권리, 양도 가능 범위, 국내 투자자의 이용 가능 여부는 별도 상품 안내에서 확인해야 한다.
캐시 우드(Cathie Wood) 아크인베스트 창업자 겸 CEO·CIO는 “토큰화가 투자자가 민간·공개 금융시장에 접근하고 참여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도밍고(Carlos Domingo) 시큐리타이즈 공동창업자 겸 CEO는 ARKVX가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인프라로 옮기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두 발언은 토큰화의 접근성 확대 가능성을 강조하지만, 펀드의 법적·경제적 조건이 바뀌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환매 시기와 규모는 기존 펀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코인데스크는 발표 당일 시큐리타이즈($SECZ) 주가가 장중 최대 15% 상승했다고 보도했지만, 같은 시기 미국 SEC의 토큰화 주식 관련 규제 조치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새로운 가상자산을 출시했다기보다 기존 벤처펀드의 청약과 투자자 기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처리한 데 의미가 있다. 이더리움은 토큰화된 지분의 기록과 요청 처리를 담당하지만, 펀드의 환매 조건 자체를 변경하지 않는다.
앞으로 확인할 부분은 USDC 청약의 실제 이용 조건, 토큰화 지분의 양도 가능 범위, 국내 투자자의 접근 가능 여부다. ARKVX는 분기별 환매 한도와 비상장 자산 평가 방식을 유지한 채 토큰화된 지분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지우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