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시장가치 대비 실현가치 비율(MVRV)이 365일 이동평균선을 웃돌며 2019년과 2023년 강세장 초입과 유사한 신호를 보였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9월 21일 9억9900만달러(약 1조3300억원)가 순유입됐지만, 이번 교차만으로 강세장 재개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Glassnode는 9월 22일 게시물에서 "2019년과 2023년 각 강세장 초입에서 봤던 것과 같은 교차"라고 밝혔다. MVRV는 비트코인의 현재 시장가치를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한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실현가치와 비교하는 온체인 지표다.
과거 사례는 같은 신호 뒤에도 서로 다른 경로를 보였다. 2019년에는 비트코인이 급등한 뒤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고, 2023년 회복세는 2024년까지 이어졌다. 두 사례는 참고 자료일 뿐 현재 가격 흐름을 보장하지 않는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9월 21일 순유입액은 올해 단일 거래일 기준 최대 규모였다. 블랙록의 IBIT에는 3억8140만달러(약 5206억원), ARK 21셰어스의 ARKB에는 2억8910만달러(약 3941억원), 피델리티의 FBTC에는 2억3880만달러(약 3260억원)가 각각 들어왔다.
다만 ETF 순유입은 펀드의 설정·환매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 자료만으로 최종 투자자의 성격이나 현물시장 전체의 매수 규모를 확정할 수는 없다.
Glassnode는 9월 23일 분석에서 최근 5거래일 동안 미국 현물 ETF에 약 13억달러가 유입됐다고 집계했다. 반면 직전 2주간에는 순유출이 이어졌다고 설명해, 최근 유입만으로 수요 추세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물 거래량은 8월 저점보다 121% 늘었지만, 지난해 수준과 비교하면 7일 평균 거래량은 여전히 약 30% 낮았다. 수급 지표가 개선됐어도 시장 참여가 과거 강세 구간만큼 회복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가격대별로는 8만4000~8만5000달러가 주요 지지 구간으로 제시됐다. Glassnode는 이 가격대에 장기 보유자 물량이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으며, 9만5000~9만7000달러는 옵션 포지션과 평균 MVRV 가격이 겹치는 첫 시험 구간으로 봤다.
평균 MVRV 가격은 약 9만6700달러로 집계됐다. Glassnode는 비트코인이 8만4000달러를 유지하면 해당 가격대까지 상승 경로가 열릴 수 있지만, 다시 밑돌면 7만7000달러가 지지선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가격 방향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특정 가격을 기준으로 한 조건부 시나리오다. 실제 흐름을 판단하려면 지지선 유지와 저항 구간의 매물 소화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 폭은 비트코인보다 제한적이었다. Glassnode는 추적 대상 알트코인 가운데 최근 일주일간 72.5%가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집계했지만, 수익 상태에 있는 공급량은 중앙값 기준 25%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MVRV가 365일 이동평균선을 넘었다는 것은 보유자의 평균적인 미실현 손익이 장기 추세보다 개선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지표는 평가손익 변화를 보여줄 뿐 실제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될지를 직접 측정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MVRV가 365일 이동평균선에 근접했지만 강세 전환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본 앞선 분석과 비교하면 이번 신호는 기준선 돌파로 한 단계 진행됐다. 다만 돌파 뒤에도 회복 흐름이 유지되는지가 별도 판단 기준으로 남는다.
과거에도 MVRV 기반 신호가 시장 국면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됐지만, 신호 이후의 가격 경로와 상승 폭은 서로 달랐다. 따라서 이번 교차는 온체인 모멘텀 회복을 보여주는 자료로 볼 수 있으나 단독으로 추세 전환을 확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현재 시장의 핵심 확인 지점은 미국 현물 ETF 순유입이 이어지는지, 현물 거래량이 지난해 수준에 가까워지는지, 비트코인이 8만4000달러 지지를 유지하는지다. 동시에 9만5000~9만7000달러 구간에서 매물이 소화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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