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Kamino)가 솔라나(SOL)에 영국 파운드 연동 스테이블코인 tGBP 전용 대출 시장을 열었다. 달러 중심의 탈중앙화금융(DeFi)에 파운드화 기반 대출 선택지가 추가됐다.
카미노는 23일 tGBP 시장이 가동됐다고 밝혔다. 시장은 다른 카미노 대출 시장과 분리된 격리 시장으로 운영되며, Steakhouse Financial이 담보 자산과 담보인정비율(LTV), 공급·차입 한도를 관리한다. 카미노 공식 발표에 따르면 출시 시점 공급·차입 한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용자는 tGBP를 공급해 대출 수익을 얻거나 유에스디코인(USDC)·cbBTC·JitoSOL을 담보로 tGBP를 빌릴 수 있다. 출시 시점 최대 LTV는 USDC 85%, cbBTC 75%, JitoSOL 60%다. USDC도 해당 담보를 바탕으로 차입할 수 있다.
LTV는 담보 가치 대비 빌릴 수 있는 대출금의 비율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같은 담보로 더 많은 자산을 빌릴 수 있지만, 담보 가격이 하락하면 청산 위험도 커진다.
tGBP는 BCP Technologies가 발행한다. BCP Technologies는 영국 금융감독청(FCA)에 암호자산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tGBP 약관은 토큰 1개가 1파운드 또는 이에 상응하는 파운드 표시 자산으로 뒷받침된다고 규정한다.
준비자산은 머니마켓펀드, 영국 국채, 은행예금 등으로 보유할 수 있다. tGBP 약관은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지 않으며, 영국 금융서비스보상제도(FSCS)의 보호 대상도 아니라고 명시했다. tGBP 약관에는 준비금을 보유한 제3자 금융기관의 지급불능이나 유동성 문제에 대해 BCP Technologies가 책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베누아 마르주크(Benoit Marzouk) BCP Technologies CEO는 “파운드화도 달러와 함께 온체인에 존재해야 한다”며 “tGBP에 대출 시장이 붙어야 기관의 대차대조표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화 표시 자산을 대출과 담보 거래에 연결하려는 사업 논리를 설명한 발언이다.
마이클 와이즈(Michael Weisz) 카미노 CEO는 토큰화 국채·주식·금에 이어 파운드화도 대출 시장으로 확장되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카미노가 tGBP를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니라 대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시장의 핵심은 파운드화와 대출 기능의 결합이다. 파운드화로 회계와 비용을 관리하는 이용자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면 환율 변동 위험을 추가로 부담할 수 있지만, tGBP를 사용하면 통화 불일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카미노의 설명이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파운드화 기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영국 상원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에 연동돼 있다고 정리했다.
영국 상원 자료는 3월 11일 기준 tGBP 시가총액을 153만달러(약 21억원)로 기록했다. 당시 tGBP는 영국에서 발행된 유일한 파운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소개됐다.
BCP Technologies 공식 웹사이트는 tGBP가 2025년 5월부터 운영됐고 8개 블록체인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웹사이트에 표시된 시가총액은 2690만달러(약 368억원)지만 측정 시각이 공개되지 않았고, 영국 상원 자료와 기준일이 달라 증가율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
tGBP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나 은행 예금 토큰이 아니라 민간 기업이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FCA 등록은 사업자의 등록 상태를 의미하며 tGBP의 원금 보장이나 예금자 보호를 뜻하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파운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제도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레볼루트의 파운드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 시험은 상용 출시가 아니라 FCA 규제 샌드박스에서 결제·정산용 토큰의 제도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카미노는 자체 발표에서 3년간 210억달러(약 28조7490억원) 이상의 온체인 대출을 실행했고 대출기관 기준 부실채권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카미노의 자체 주장으로, 독립적인 검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초기 시장의 실제 활용도를 판단하려면 tGBP 공급량과 차입량, 이용률, 금리, 청산 데이터가 추가로 필요하다. cbBTC와 JitoSOL은 가격 변동성이 있는 담보 자산인 만큼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청산이 발생할 수 있으며, 파운드화 대출 시장이 달러화 시장과 경쟁할 만큼 성장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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