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약세장 장기화 경고…"금리 8% 이상 갈 수 있다"
미국 국채시장이 이미 장기 약세장에 들어섰고,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과 소비, 정부 재정까지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부 통계와 연준의 판단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10월 11일(현지시간) 울프 오브 올 스트리츠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분석가 피터 시프는 "채권은 약세장에 있다"며 미국 경제가 하락 금리 환경에 기대던 국면을 끝냈다고 말했다.
시프는 정부가 내놓는 고용과 물가 지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 지표가 이후 하향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수치가 항상 최종 수치보다 높게 나오는 방식에는 분명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도 수십 년 동안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과거 지표나 실제 소비자 가격과 비교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연준의 금리 판단도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고 봤다. 시프는 물가 지표가 둔화돼 보이더라도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웃돈다며 "현재 자료만 봐도 금리 인하는커녕 추가 인상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물가 압력은 공식 지표보다 더 크기 때문에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의 금리 인상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채권시장은 2020년부터 약세장에 들어갔다고 시프는 설명했다. 그는 당시 40년간 이어진 채권 강세장이 끝났으며, 이 변화가 미국 경제의 전제 자체를 바꿨다고 봤다.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 모기지 금리도 함께 오르고, 이는 주택시장과 소비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가계의 재융자 여지도 막는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주택 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을 바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 현금을 인출하거나 월 상환액을 낮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재융자를 하면 상환 부담이 크게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료와 유지비 등 주택 보유 비용도 오르고 있어 고정금리 대출자도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같은 압력에 놓였다고 시프는 봤다. 그는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현재 5% 안팎의 금리만으로도 부담이 크다며 "몇 년 안에 금리는 쉽게 8%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81년 10년물 국채금리가 16% 수준이었고 2021년에는 0.6%까지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 현재 금리가 역사적으로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훨씬 위험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AI 투자 붐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다. 시프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미국이 이미 재정적으로 취약해졌다고 보며 "우리는 이미 파산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락 금리의 순풍이 사라지고 상승 금리의 역풍이 시작된 만큼, 미국 경제와 기업 모두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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