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하인즈, 분할 검토…10년 전 합병 되돌리나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회사 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식품 대기업이 자사의 일부 식료품 사업 부문을 분사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분할안이 현실화된다면 불과 10년 전 이뤄졌던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이 되돌려지는 셈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쿨 휩, 맥스웰하우스 커피, 스토브탑 스터핑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식품업체다. 이번에 분사 대상으로 언급된 식료품 부문은 소비자 친숙도가 높은 제품군이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계획이 최종 확정될 경우 몇 주 이내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보도가 전해진 후 크래프트 하인즈(KHC) 주가는 장중 한때 2% 가까이 오르며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방증했다. 연초 대비 11% 이상 하락했던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 회복에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크래프트 하인즈의 시가총액은 310억 달러(약 44조 6,000억 원)를 넘어선 상태다.

크래프트 하인즈 경영진은 지난 5월에도 전략적 거래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이 주요 사안으로 언급됐다. 월가에서는 해당 분할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효율성이 낮은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만들고, 동시에 핵심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 목표치를 평균 28달러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소폭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올해 식품 업계 전반에서 대형 거래가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크래프트 하인즈의 조치도 맥을 같이한다는 시선이 많다. 바로 며칠 전에는 WK 켈로그(WK Kellogg)가 이탈리아 제과 대기업 페레로(Ferrero) 그룹에 31억 달러(약 4조 4,600억 원)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후 식품주 전반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 심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분할안이 단순한 기업 지배구조 변경을 넘어 투자자 신뢰 회복과 장기 성장 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발표될 공식 계획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그리고 분사된 신설 법인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향후 주가 흐름 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