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코스피 주요 업종의 실적 전망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기가스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는 전망이 개선된 반면, 운송과 음식료, 건설 업종은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금융정보회사 연합인포맥스 자료에 따르면, 세 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을 제시한 98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예상치는 9월 27일 기준으로 총 45조 8천956억 원에 이른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29% 상승한 수치지만,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라기보다는 일부 업종의 실적 개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체 19개 업종 중에서 13개 업종이 전망치를 낮췄고, 단 5개 업종만이 상향 조정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기가스 업종으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 기대가 높아졌다.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요금 현실화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한전과 한국가스공사의 이익 전망치가 각각 2.77%, 2.01% 상향됐다. 특히 한국전력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대통령 발언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업종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0조 8천19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세를 반영해 전망치가 전월보다 4.07% 상승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애플향 매출 기대와 사업 재편이 맞물리며 무려 27.65%나 상승한 3천6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반면 수요 정체와 외부 변수에 취약한 업종은 전망이 더 어두워졌다. 음식료/담배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은 한 달 새 5.65% 하락했으며, 이 중 KT&G의 하향 조정 폭이 11.21%로 가장 컸다. 항공·해운 등 운송업종도 글로벌 물동량 감소와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항공은 미국의 비자정책 변화 가능성에 따른 북미 여행 수요 위축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9.33%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건설, IT서비스, 운송장비, 기계, 금속 등 전반적인 경기 민감 업종은 산업 전반에 걸친 수요 둔화 우려 속에 한 달 전보다 실적 전망이 후퇴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이익 회복세가 가능하더라도, 반도체와 유틸리티 등 일부 주도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산업경기의 방향성과 정부 정책 대응에 따라 중장기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 가격, 내수 회복력,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 변화 등이 국내 기업 실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