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스테이블코인, 달러 접근성 높이지만 위기 땐 환율 불안 키울 수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스테이블코인’이 고정환율제나 강하게 관리되는 환율제에서 달러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통화 불안이 커질 땐 오히려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를 대신 찾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위기 신호를 빠르게 퍼뜨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IMF가 공개한 브랜던 조엘 탄(Brandon Joel Tan) 경제학자의 작업 논문 ‘고정환율제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취약성’은 공식 달러 공급이 제한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형으로 분석했다.
탄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이나 공식 외환창구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 ‘달러 같은 자산’에 더 쉽게 접근하게 해준다고 봤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이 스테이블코인 가격을 실시간 기준점으로 삼게 되면,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괴리가 커질 때 달러 부족 신호가 더 선명해지고, 그만큼 현지통화에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부족국선 이미 ‘대체 환율’ 역할
스테이블코인의 이런 양면성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5년 6월 9일 볼리비아에서는 공항 소매점이 USDT를 가격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달러와 볼리비아노를 함께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4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이른바 ‘크립토 케이브’가 보도되며, 페소를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수요가 커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페소 가치 하락과 외환 통제로 달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대체 창구가 된 셈이다.
하지만 규제 당국은 이런 흐름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금융안정위원회(FSB)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신흥국에서 ‘통화 대체’와 통화정책 약화, 자본 유출 통제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 역시 이번 논문에서 위기 상황에서는 일시적 제한을 포함한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93.70원 수준까지 오른 만큼, 달러 수요와 환율 민감도가 높은 시장일수록 스테이블코인의 영향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동시에, 통화 불안이 심한 나라에서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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