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며 9월 금리동결 전망이 강화됐다. 다만 중동 휴전 연장 여부, 고유가, 미국 재정적자 확대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함께 키웠다.
13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연간 상승률이 전월 3.5%에서 3.4%로 둔화됐고, 근원 CPI도 2.6%에서 2.5%로 낮아졌다.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은 연준 목표인 2.0%를 여전히 웃돌지만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었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동결 가능성을 60.1%로 제시했다.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7월 CPI의 월간 상승률은 전월 -0.4%에서 0.1%로 높아졌고, 근원 CPI 월간 상승률도 0.0%에서 0.2%로 오름세가 강화됐다. 항목별로는 에너지가 전월 대비 1.5% 하락했고, 주거비와 식품은 각각 0.1% 상승에 그쳤다. 휘발유 가격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최근 미국과 이란 갈등 심화로 갤런당 4달러를 넘었지만 월평균 기준으로는 6월보다 낮았다. 물가 둔화가 확인됐지만 월간 상승률 흐름은 아직 경계 요인으로 남았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금리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만큼 낮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13일 공개되는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헤드라인 연간 상승률이 5.5%에서 4.9%로, 근원 PPI는 4.7%에서 4.2%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미국 7월 생산자물가 발표와 클리블랜드 연은 및 리치몬드 연은 총재 발언이 예정됐다. 물가지표와 연준 인사 발언은 금리동결 기대의 지속 여부를 가를 변수로 제시됐다.
보스턴 연은의 콜린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9월 금리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물가가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7월 재정적자는 4,323억 달러로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복지 부문 지출 증가와 대규모 부채에 따른 이자 부담이 적자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시장 반응과 주요 지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상승했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으며 금리는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 S&P500지수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와 금리동결 기대를 반영해 0.26% 오른 7,748.5를 기록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중동전쟁 불확실성 등으로 0.16% 내린 659.48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는 0.83% 상승한 67,524, 한국 KOSPI는 3.68% 오른 6,579.0으로 집계됐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99.98로 0.16% 상승했다. 보고서는 7월 소비자물가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평가 등이 달러화의 소폭 강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가치는 1.1526달러로 0.14% 하락했고, 엔화 가치는 159.42엔으로 0.09% 내렸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서울 15시 30분 대비 1.3원 오른 1,417.0원, 1개월 NDF는 스왑포인트 -0.65원을 반영해 1,417.5원으로 제시됐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9%로 전일 대비 변동 없이 강보합을 보였다. 금리인상 전망 후퇴와 고유가 지속이 상충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시장의 영향을 받으며 3.16%로 강보합을 기록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79%로 1bp 올랐다. 한국 CDS는 22bp로 1bp 하락했다.
위험지표인 VIX는 14.55로 4.78% 하락했다. 원자재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88.98달러로 0.08% 올랐고, 금 가격은 4,408.3달러로 0.87% 상승했다. 보고서의 금융시장 주요 지표에는 S&P500과 KOSPI, 미국 및 한국 국채 10년물,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브렌트유와 유럽 천연가스, VIX와 EMBI+, 달러-원 스왑베이시스와 한국 CDS가 포함됐다. 주가·환율·금리·원자재 전반에서 물가 둔화 기대와 지정학 리스크가 함께 반영됐다.
중동·중국·에너지 동향
글로벌 동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연장 여부가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 아나돌루는 미국과 이란이 17일 만료되는 60일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 관계자들은 양국이 휴전 기간 연장을 승인한다고 통보했으며, 현재 휴전 지속 기간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란 고위급 인사가 미국과의 휴전 연장을 논의하지 않았고, 휴전을 시작한 날짜가 없어 연장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번 전쟁 관련 배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이에 대항할 수단은 아무것도 없다고 게시했다. 휴전 연장 보도와 이란 측 부인이 엇갈리면서 중동전쟁 불확실성은 유럽 주가와 원유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분기별 통화정책 이행 보고서에서 적절한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할 경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추가 조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내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경기 상황에 맞춰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다만 정책금리나 지급준비율에 대한 명시적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않았다.
에너지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와 국제에너지기구의 전망 조정이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을 일일 80만 배럴 증가에서 58만 배럴 증가로 낮췄고, 내년 수요 전망은 일일 190만 배럴 증가에서 220만 배럴 증가로 올렸다. 중동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미국과 이란 갈등 격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유조선 이동 차질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석유 공급 전망을 일일 370만 배럴 감소에서 430만 배럴 감소로 하향했다.
해외시각과 외신 평가
블룸버그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 둔화가 버블 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데이터센터 등 관련 시설 구축이 확대되고 있지만, 과도한 시설 증가는 과잉공급과 관련 업체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사용 잠재력을 고려한 대규모 광섬유 케이블 공급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는 점도 거론됐다. 일부 지역의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과 정치권 규제 강화는 건설 속도를 늦춰 AI 산업의 공급 과잉을 막는 순기능을 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일본의 엔화 방어 공조 이후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그 여파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전반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위안화는 기존 강세 추세가 더 강화됐지만, 이는 최근 중국 성장 둔화와는 부합하지 않는 현상으로 지적됐다. 다만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양호한 수출 증가세와 미국과의 금리 차이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위안화 강세가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여건을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심각한 고용난이 임금 하락과 내수 경기 둔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중국 경제는 농촌의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임금 제조업 성장을 이어왔지만, 농촌 잉여 노동력 감소로 루이스 터닝 포인트에 근접했다. 부동산 침체, 제조업 자동화, AI 확산으로 기존 산업의 노동력이 플랫폼 기반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자리 경쟁, 임금과 소득 수준 하락, 고용 여건 악화가 이어지며 가계 소득 안정성과 소비 여력을 저해하고 성장 둔화 고착화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클래리티 법안의 입법 공백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클래리티 법안 의결 기대가 컸지만 8월 휴회로 상원 의결이 지연되면서 입법 공백이 생겼고, 친암호화폐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주도권 확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향후 며칠 내 증권거래위원회가 업계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입법 없는 규제는 후임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고, 공화당의 법제화 시도도 윤리규정을 고수하는 민주당 반발로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됐다.
그 밖에 블룸버그는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기업 압력이 커지며 관련 위험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봤다. 또 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증권화 확산이 빅테크의 AI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NBC는 미국 모기지 금리 상승세 둔화가 주택시장 수요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해외 투자소득 과세 강화가 여러 측면에서 혼란과 형평성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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