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인구는 2029년 4억5330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뒤 장기 감소할 전망이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와 연금·돌봄 비용 증가는 인구가 줄기 전부터 경제와 공공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인구 전망에서 EU 인구가 2029년 정점에 이른 뒤 장기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인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2080년 정점에 이르지만, 이민이 적은 시나리오에서는 2043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미 인구조사국은 추산했다. CNBC는 이민 효과를 제외할 경우 미국의 인구 감소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고령화의 재정 압력이 인구 정점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7 경제에서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 1명당 노동연령 인구가 약 3명이며, 이 비율은 2050년 약 2명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무디스는 이 변화가 경제성장과 공공재정, 의료 체계에 압력을 더할 것으로 봤다.
무디스의 올리비에 셰믈라(Olivier Chemla) 신용전략·기준 담당 부사장은 고령화가 성장 둔화와 연금·돌봄 비용 증가, 소비 수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실질금리와 국채 수익률도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에서 노동자와 가구, 소비자가 줄면 생산 능력과 수요가 모두 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국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과 생산성 향상은 노동력 감소를 일부 보완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진단이다. 셰믈라는 공장과 서비스업에서 AI와 로봇이 공급 능력을 보완할 수 있어도 소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노동 공급을 보완하더라도 수요 측면의 공백은 남는다는 취지다.
고령화는 유럽과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지난 20년간 7%에서 14%로 두 배가 됐다. 브라질·태국·튀르키예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무디스는 이들 국가가 앞서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보다 낮은 소득 수준에서 관련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같은 인구 구조 변화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됐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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