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ECB 유로 라인 발표 뒤 베이시스 최대 20bp 하락 추정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이 21일 상하이에서 유로 유동성 라인과 국제통화체제를 주제로 연설했다. ECB가 2021년 6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분석에서는 2020년 라인 발표 뒤 2주 안에 통화 베이시스 절대값이 최대 20bp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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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레인(Philip R. Lane)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이 21일 상하이에서 열린 CF40-유로50 오찬에서 '유로 유동성 라인과 국제통화체제'를 주제로 연설했다. 오찬 행사명은 '달러 너머의 통화체제(Monetary system beyond the dollar)'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연설 전문을 공개했다.
유동성 라인은 중앙은행이 다른 중앙은행에 담보를 주고 해당 통화를 받아오는 장치다. ECB는 2021년 6월 보고서 '유로의 국제적 역할'에서 이 제도를 소개하며 통화 스왑과 레포(RP) 두 방식으로 운용된다고 정리했다. 스왑은 빌리는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내주고 외화를 받은 뒤, 정해진 날짜에 거래를 되돌리며 이자 비용을 더해 갚는 계약이다. 레포는 빌려주는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공급하고, 같은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담보로 받는 방식이다.
◇ 2020년 팬데믹 때 확대된 유로 공급망
ECB는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에 유로 유동성 공급을 통화정책 대응의 일부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이 커져 주요 기축통화의 유동성이 마르는 국면에서 이 시설을 가동할 필요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ECB의 기존 망은 세 갈래다. △미 연방준비제도, 캐나다은행, 영란은행, 일본은행, 스위스국립은행과 맺은 상설 상호 스왑 라인 △중국 인민은행과의 양자 상호 스왑 라인 △수년 전부터 유지해 온 덴마크 중앙은행, 스웨덴 릭스방크와의 상설 스왑 라인이다.
2020년에는 여기에 유럽 중앙은행들이 더해졌다. 불가리아 중앙은행과 크로아티아 중앙은행은 스왑 계약을 맺었다. 루마니아, 헝가리, 알바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산마리노 중앙은행은 레포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6월에는 유로시스템 중앙은행 레포 시설(EUREP)이 만들어졌다. 양자 스왑이나 레포 라인 자격을 갖추지 못한 더 넓은 범위의 비유로권 국가를 위한 예방적 안전장치다.
◇ 유로 유동성은 유로 의존도 높은 국가에, 달러 라인은 달러 의존도 높은 국가에
ECB는 유로 유동성이 유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주로 공급됐고, 연준의 스왑 라인은 달러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주로 제공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비교 차트는 2020년 4분기 기준으로 각 라인 수혜국의 해외통화표시 채권 발행에서 유로와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을 견줬다.
국내 독자에게 눈에 띄는 대목은 분류다. 이 차트에서 한국은 달러 유동성 라인 수혜국으로 분류됐다. ECB가 든 유로 유동성 수혜국에는 알바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중국, 덴마크, 헝가리, 북마케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가 인용한 연구는 팬데믹 기간 연준 라인 접근이 수혜국의 대미 무역 관계에 좌우됐다고 밝혔다. 아이젠만(Aizenman) 등이 2021년 3월 NBER 워킹페이퍼에서 낸 결론이다.
◇ 인출은 제한적, 발표 효과는 '예비 결과'
ECB는 유로 유동성 라인의 인출 금액과 인출한 비유로권 중앙은행 수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라인 발표가 현지 유로 자금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잠정적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 연구(이벤트 스터디)는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덴마크, 헝가리, 루마니아를 대상으로 했다.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산마리노는 통화 베이시스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빠졌다. 분석은 2010~2020년 일간 자료를 썼고, 고정효과와 월 효과, 변동성지수(VIX)로 잰 글로벌 금융 스트레스를 통제했다.
분석 결과 라인 발표 뒤 2주 안에 해당 국가의 통화 베이시스 절대값은 최대 20bp 낮아졌다. 통화 베이시스는 외환시장에서 외화를 조달하는 비용을 가리키는 지표다. ECB는 2020년 3월 해당국 베이시스 중앙값이 약 60bp였다며 이 하락폭이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크기라고 평가했다.
이 방법은 통제집단과 효과를 비교하지 않는다. ECB는 이 한계를 보고서에 적었다. 대신 알브리지오(Albrizio) 등이 이중차분법 같은 다른 방법을 써 라인 발표가 조달 비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결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는 당시 스페인은행 워킹페이퍼로 발간 예정이었다. 위 수치와 분석은 모두 2021년 6월 시점의 자료여서, 2026년 현재 유로 유동성 라인의 운용 규모와 효과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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