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성우 파업 사실상 종료…SAG-AFTRA, AI 오남용 막는 합의 도달

SAG-AFTRA(미국영화배우조합-방송연맹)가 게임업계와의 오랜 갈등 끝에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2024년 7월부터 이어진 성우 파업은 잠정적으로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합의는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성우의 목소리나 외모, 퍼포먼스를 무단 복제해 사용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오랜 논쟁의 결과물이다. 음성과 외형을 포함한 퍼포머의 *초상권 보호*와 AI 기술 남용 방지는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었다.

협상에는 액티비전(Activision), 블라인드라이트(Blindlight), 디즈니 캐릭터 보이스(Disney Character Voices), 일렉트로닉 아츠(EA), 에픽게임즈(Epic Games), 포모사 인터랙티브(Formosa Interactive), 인섬니악 게임즈(Insomniac Games),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 워너브라더스 게임즈(WB Games) 등 대표적인 게임 개발사들이 참여했다.

SAG-AFTRA 측은 이번 합의가 공식 발효되기까지는 전미이사회 검토 및 조합원 투표 절차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 전까지는 파업이 공식 종료되지 않으며, 해당 계약 초안에는 AI 관련 보호 장치 외에도 콘텐츠 제작자 권익 향상 등 다양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Duncan Crabtree-Ireland) SAG-AFTRA 사무총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희생을 감수하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어온 게임 퍼포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번 합의는 퍼포머의 생계를 AI 시대에도 보호할 수 있도록 중요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협상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사라 엘마레(Sarah Elmaleh) 협상위원장과 레이 로드리게스(Ray Rodriguez) 계약 책임자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프란 드레셔(Fran Drescher) SAG-AFTRA 회장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익성을 자랑하는 산업을 상대로 조합원들이 보여준 용기와 인내는 경이로웠다”며 “이번 합의는 산업 내 페러다임을 한 단계 진전시켰고, 우리는 더욱 강한 위치에서 다음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성우 파업은 지난 2023년 9월, 98.32%의 찬성으로 공식 파업권을 확보한 이후 2024년 7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SAG-AFTRA는 미국 전역의 배우, 방송인, 기자, 가수, 스턴트맨 등 약 16만 명의 미디어 종사자를 대표하는 단체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합의 세부 내용은 조합원 투표 자료와 함께 추후 공개될 예정이며, SAG-AFTRA는 이번 협상을 AI 시대의 새로운 *노동 기준* 설정이라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