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자금 쏠림 '하늘과 안보'…우주·방산에 1조 원 뭉칫돈

이번 주 미국 벤처투자 시장은 '하늘과 안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자금 유치가 이어졌다. 우주 및 방위산업 기술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며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 사이버 보안과 헬스케어, 데이터 자동화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잇따랐다. 비록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메가딜은 없었지만, 여러 건의 1억 달러 이상 투자 유치가 집중돼 눈길을 끈 주간이었다.

가장 큰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방산 스타트업 카오스 인더스트리로, 약 2억 7,500만 달러(약 396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시리즈 B에서 1억 4,500만 달러를 모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드론, 미사일, 항공기 대응용 조기 경보 및 추적 장비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주 안보 분야에서는 트루 어노말리가 주목받았다. 미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정부와 상업 고객들이 위성 등의 우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감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번 시리즈 C에서 2억 6,000만 달러(약 374억 원)를 유치해 누적 투자액 4억 1,8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스페이스 제조 스타트업 아펙스도 시리즈 C로 동일한 2억 달러(약 288억 원)를 확보해 방산 부문과 보조를 맞췄다. 위성의 골격 역할을 하는 '우주 버스'를 대량 생산해 미 국방부 등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업 퍼소나는 신원 확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장을 추진하며 시리즈 D에서 2억 달러를 유치했다. 벤처 시장에서 모멘텀을 이어가는 또 다른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베자도 1억 800만 달러(약 155억 원)를 조달하며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

한편 자동화∙AI 특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 캐스트 AI 역시 1억 800만 달러를 기반으로 고도화를 예고했고, 헬스케어 기술 스타트업 퍼시비아는 1억 700만 달러(약 152억 원) 규모의 재자본화 작업을 성사시켰다. 이 밖에도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업체 아스트로노머는 9,300만 달러(약 134억 원)를 유치해 AI 시대에 걸맞는 워크플로우 자동화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2022년 이후 설립된 중생 스타트업으로, 막대한 자본 수혈을 바탕으로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투자사는 어셀, NEA, 포인트72벤처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유수의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이 포진했다.

한편 이번 주 미국 외 최대 딜은 싱가포르의 글로벌 결제 인프라 기업 툰스의 시리즈 D 투자 유치로, 규모는 약 1억 5,000만 달러(약 216억 원)에 달했다.

미국 내 주요 벤처 딜 분석에 따르면, 이번 주 자금 유치의 절반 이상이 AI 활용도 및 국가 안보 관련 기술에 집중됐다. 이는 우주 및 디지털 전장 환경 변화 속에서 기술 독립성과 전략적 우위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초대형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도 이어지면서 일부 핀테크, 클린테크, 소비자 B2C 분야는 다소 소외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