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이 SK그룹 미국 법인을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에 비트코인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3월 말, SK그룹의 북미 지역 대외 업무를 맡는 SK아메리카스가 랜섬웨어 조직 '킬린(Qilin)'의 타깃이 됐다. 이 해커 조직은 SK아메리카스 뉴욕 사무소 서버를 공격해 무려 1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탈취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다크웹에 공개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남겼다. 대가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SK 측은 이번 공격이 기술 또는 고객 핵심 정보와는 무관한 서버를 대상으로 했으며, 미국 수사당국에 즉각 신고하고 필요한 보안 조치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커들이 제시한 48시간이 지났음에도 추가 피해나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에 이용된 '킬린'은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해킹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해킹조직 '문스톤 슬릿'이 킬린 랜섬웨어 사용 정황이 포착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 서버 해킹이 발생한 데 이어 북미 법인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는 소식에, 국내 보안 업계에서는 두 사건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을 노린 해커들의 정보 인질극, 그리고 그 대가로 요구되는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번 사건은 가상 세계의 위협이 현실 기업들을 어떻게 압박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