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인터뷰] 김형중 국민대 교수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금융의 핵심 인프라…지니어스법, 글로벌 기준 될 것”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을 넘어서며 디지털 금융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김형중 국민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100% 지급 준비금'이라는 원칙과 함께 설명하며, 한국의 입법 논의가 글로벌 기준을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해 앞으로의 규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졸속 입법은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0% 준비금·비대출·무이자 원칙 중요…은행 직접 발행은 부적절"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을 넘어서며 디지털 금융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김형중 국민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100% 지급 준비금'이라는 원칙과 함께 설명하며, 한국의 입법 논의가 글로벌 기준을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교수님 소개와 현재 하고 계신 연구에 대해 간단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2020년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에서 정년퇴임한 후, 현재 국민대학교에서 암호화폐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암호화폐 연구센터'라는 명칭을 도입했고, 현재도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와 기술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단점을 극복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달러나 원화 등에 고정(Pegging)돼 있어 가격 변동성이 적고, 100% 준비금을 보유한다면 내재 가치도 분명합니다. 저는 이것이 진정한 ‘디지털 화폐’로서의 조건을 갖췄다고 봅니다.

Q. 준비금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테이블코인은 이름처럼 '안정성'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준비금을 100% 현금으로만 보유하면 발행업체가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담보 자산을 활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전체 시스템이 위험해집니다. 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최소한 개입’이 필요합니다.

Q. 현재 한국 입법 논의에 대한 우려도 언급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발행 구조만 논의되고 있지만, 중요한 건 ‘신뢰성’입니다. 미국은 ‘지니어스법’을 통해 민간과 은행 자회사 모두 발행 주체로 허용하되, 은행은 직접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급준비율이 낮고 대출·이자 지급이 허용된 은행 시스템과, 100% 준비금·무이자·비대출 원칙의 스테이블코인은 구조가 다릅니다.

Q. 미국 입법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지니어스법이 최종적으로 통과된다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이 법을 참조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잘만 하면 한국 법이 글로벌 기준이 될 수 있지만,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국제 흐름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Q.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정부는 혁신을 막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규칙을 마련해야 합니다. 발행과 유통 산업을 분리하고, 100% 준비금·투명한 담보 운영·감독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민간의 자율성과 공공의 안정성이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김형중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서 “디지털 금융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한국이 글로벌 기준을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입법 당국의 신중한 접근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