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다노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이 KBW2025 무대에서 암호화폐의 최종 과제로 '프라이버시'와 '신원(identity)'를 꼽으며 업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찰스 호스킨슨은 9월 23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KBW2025: IMPACT' 기조연설에서 "암호화폐의 본질은 신뢰"라며 "마지막 과제인 프라이버시와 신원(Identity)을 해결할 때 암호화폐가 수십억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무(無)에서 시작해 5억 명의 사용자와 약 4조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산업을 억압하고 모든 참여자를 겨냥했지만 결국 암호화폐는 승리했다"며 "이제는 그들조차 우리를 받아들이고 있고 미국 대통령이 밈코인까지 발행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호스킨슨은 업계의 성장을 지탱한 한국의 역할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채택 수준에서 세계 10위권에 들며 100조 원 이상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지난 24개월 동안 9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독자적으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고 이는 미국 입법 과정에서 참고 사례로 거론될 정도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한국 입법 성과를 직접 읽고 참고하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가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해결하려는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신뢰라고 재차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월가 점령 시위 등으로 드러난 신뢰의 부재가 새로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과 블록체인 기술의 설득력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가 확보되면 세계의 경제·정치·사회 시스템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며 "새로운 화폐, 검증 가능한 투표 제도, 검열 없는 소셜 네트워크, 편향 없는 앱스토어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기술 발전 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암호화폐는 3세대를 지나 4세대가 시작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성과는 단일 블록체인의 업적이 아니라 각 블록체인이 스마트 컨트랙트, 합의 메커니즘, 지분증명(PoS), 영지식증명(ZK), 새로운 회계 체계와 EVM의 안정적 구동 등 혁신을 통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4세대가 끝날 즈음이면 암호화폐는 수십억 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운영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갖추고 개인의 정체성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자기 주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은 과제 '프라이버시'와 '아이덴티티'
호스킨슨은 3세대 블록체인의 핵심이었던 확장성, 상호운용성, 거버넌스가 상당히 구체화됐다면서 "이제는 프라이버시와 신원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가 확장성, 안정성, 탈중앙성, 회복력, 검열 저항이라는 기존 성취를 그대로 이어가는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신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이 블록체인 시장에 진입할 것이고 30억 명의 사용자 유입이 예상되지만 "아직 프라이버시를 갖춘 대규모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마지막 기술 세대는 '프라이버시 세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행 주제와 실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한 실명인증(KYC), 전자신분증, 자금세탁방지 등 식별체계에 프라이버시를 결합해 프로그래밍 가능한 선택적 공개 체계를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규제와 법 집행을 자동화하고, 정보 공개 여부와 범위, 시점에 대한 보편적 체계를 설계할 수 있으며 신원 개념은 인간을 넘어 센서, IoT, AI 에이전트, 동물, 국가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 프라이버시, ZK, 선택적 공개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한 것은 해당 기술이 암호화폐의 마지막 과제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자주 받는 질문인 차세대 시장은 어디인지, 어디에서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다노 창시자는 "거의 모든 기반 기술이 자리를 잡았고 프라이버시와 선택적 공개까지 확보되면 무엇이든 재구성할 수 있다"면서 "여러 국가에 걸친 대규모 문제, AI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 역시 이러한 기술 도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역사, 위대한 실패의 재구성
호스킨슨은 암호화폐를 "위대한 통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연구자와 엔지니어, 실패한 벤처들이 흩뿌린 아이디어를 암호화폐가 흡수해 하나로 묶고 통합된 형태로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5년을 "기업가적·기술적 고고학의 시간"이라고 정의하며 사이퍼펑크 운동, 데이비드 차움의 디지캐시, 닉 재보의 스마트 컨트랙트 제안 등이 현대화되며 새로운 미래를 가능케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세대는 돈의 작동 방식, 인권과 프라이버시의 의미, 데이터 소유권, 투표 방식, 정부의 책임 구조를 결정할 수 있는,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다시 쓸 수 있는 최초의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후에는 더 이상 전통 금융(TradFi)과 탈중앙 금융(DeFi), 웹2와 웹3가 구분되지 않고 하나로 융합되어 새로운 웹 환경 속에서 공존하게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주도권이 있고, 미래는 탈중앙화될 것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5: IMPACT(KBW2025: IMPACT)'가 9월 23~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다. 팩트블록이 주최하고 빗썸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규제 기관, 주요 블록체인 기업, 금융사 및 투자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자산과 금융·기술 산업의 주요 의제를 다룬다.
올해 KBW2025: IMPACT에서는 '워싱턴과 서울의 만남, 가상자산과 AI의 융합(Where Washington Meets Seoul, and Crypto Meets AI)'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규제, 인공지능(AI), 실물자산 토큰화(RWA), 기관 금융과 블록체인의 교차점을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된다.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백악관 디지털자산위원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테더·서클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국내 주요 정당과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업 변화와 전망을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