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토큰2049(Token2049)’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열렸다. 이번 세션에는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Tether) CEO, 찰스 카스카릴라 팍소스(Paxos) CEO, 롭 해딕 드래곤플라이(Dragonfly) 파트너가 참여해 글로벌 결제 인프라 변화와 시장 전망을 논의했다.

신흥국 중심으로 확산되는 스테이블코인 수요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현재 전 세계 약 5억 명이 USDT를 사용 중이며, 이 가운데 35%는 사실상 저축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터키, 아르헨티나, 베트남 등 고인플레이션 신흥국에서 달러 대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 결제 수단을 넘어,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인구 수십억 명의 글로벌 화폐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며 “테더는 남미·아프리카 지역 소매점·키오스크와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실물 경제와 연결된 배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팍소스 “제도화로 기관 채택 가속”

카스카릴라 팍소스 CEO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면서 규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불확실성이 컸지만, 이제는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비효율적인 달러 결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며 “특히 국경 간 기업 간(B2B) 결제와 글로벌 자금 운용 부문에서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는 2~5개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표준 레일로 자리잡고, 각국 특성에 맞는 수많은 지역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병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래곤플라이 “SMB 중심 200조 달러 시장 열려”

해딕 드래곤플라이 파트너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빠른 성장세는 소규모·중견기업(SMB)의 국경 간 결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 시장은 약 200조 달러 규모로, 기존 은행 시스템에 소외된 기업들이 효율적 결제망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로서 주목하는 것은 단순 API 중계가 아니라, 라스트마일 결제·규제 준수·소비자 직접 유통 같은 난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영역에서 차별화된 스타트업들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과의 긴장 고조

패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은행 예금·결제 수익 구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더는 수익을 재투자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반면, 팍소스는 이자 수익 일부를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딕은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수록 은행의 전통적인 인터체인지·예금 기반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시작 단계”…글로벌 결제 혁신 가속 전망

마지막으로 카스카릴라 CEO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3천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라며 “현재는 ‘첫 이닝’ 단계일 뿐이며, 향후 금융·통신·미디어처럼 거대한 구조 재편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패널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암호화폐 보조 수단을 넘어, 글로벌 결제·저축·투자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