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동안 기업 IT 업계에서 예측했던 주요 트렌드가 실제로 어떻게 전개됐는지 점검하는 분석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는 실리콘밸리 미디어 기업 실리콘앵글의 리서치 조직인 theCUBE 리서치가 매년 연말 평가하는 기술 예측 시리즈의 일환이다. AI와 클라우드, 보안, 엣지 컴퓨팅 등 각 부문에 대한 총 10개의 예측이 성적표 형식으로 제시돼, 기술 시장 전반의 흐름과 현실 간의 차이를 드러냈다.

예측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AI로 인한 고용 변화였다. theCUBE 리서치는 “AI가 2025년에 일자리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대졸자들의 실업률이 전체 평균을 웃돌며 AI 영향론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낮은 신뢰도(C-)를 받았다. 기업들이 AI 기술 도입을 전면화하면서도 신규 채용에는 보수적으로 나선 점이 반영됐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IPO 시장 흐름 예측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 건수가 저조한 반면, 하반기 들어 암호화폐 및 엔터프라이즈 기술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IPO가 다시 활기를 띠었고, 주요 유니콘 기업들이 내년 상장을 타진하고 있어 theCUBE 리서치의 전망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는 평가다(A).

기술 투자 지출 증가율 예측은 다소 빗나갔다. 연초에는 IT 부문 예산이 평균 5.3%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금리 인상과 무역 불확실성 등의 변수로 인해 실제 보고된 수치는 3~4% 수준에 그쳤다. 이 분석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자본투자가 아니라 실제 IT 의사결정권자의 예산 증가율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 theCUBE는 자평으로 C 등급을 부여했다.

사이버보안 영역에서는 툴의 확산보다 통합 플랫폼 구축 기조가 지속된 점에서 어느 정도 예측이 실현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Wiz, 팔로알토네트웍스 같은 기업이 플랫폼화를 주도했지만, 여전히 틈새 영역에서는 신규 보안 툴 수요가 존재해 완전한 통합으로 보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다(B).

한편 ‘AI 에이전트’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현실화되지 않았다. 완전 자율형 AI 시스템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계열처럼 부분 자동화된 ‘반자율적’ 에이전트가 주류로 자리잡은 가운데,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이슈가 도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theCUBE는 이 항목에 매우 높은 점수(A-)를 부여했다.

클라우드 리패트리에이션(온프레미스로의 회귀)은 예상보다 훨씬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하이브리드 AI 구성을 이유로 일부 기업이 온프레미스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전체 워크로드 비중에서 클라우드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예측은 대체로 정확해 B+ 등급이 매겨졌다.

엣지 환경에서 AI 추론 수익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로 평가됐다. GPU 기반 생태계 구축이 진행 중이지만, 수익 본격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C+ 등급에 반영됐다.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프라와 플랫폼,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 총합이 1조 달러 돌파에 근접했지만, 실제 수치는 약 9,800억 달러(약 1,411조 원) 수준으로 최종 성취에는 단기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해선 B- 등급이 부여됐다.

RPA와 AI의 융합, 데이터 제어 포인트의 변화, 오픈 테이블 포맷 확산 등은 부분적으로 맞아들어간 예측으로, B~C+ 등급 사이의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환경에서 Iceberg의 채택 확대는 눈길을 끌었다.

결국 올해의 전반적인 예측 정확도는 B- 등급으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theCUBE는 매년 1월 새로운 예측을 발표하며, 내년에도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시장,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전략 등을 중심으로 시장의 현실 가능성과 기술 방향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