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리서치 기관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일코인(Filecoin·FIL)의 새로운 인프라인 ‘파일코인 온체인 클라우드(Filecoin Onchain Cloud, FOC)’가 탈중앙화 클라우드 컴퓨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장기 아카이브 스토리지 중심에서 벗어나, AI, DePIN, 자율 에이전트와 같은 차세대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검증 가능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클라우드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2025년 11월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DePIN Day를 통해 공식 발표된 파일코인 온체인 클라우드는 검증 가능한 웜 스토리지, 암호화 기반 검색 시장,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결제 시스템 등 고도화된 기능을 갖춘 수직 통합 스택으로 구성됐다. 핵심 기술은 ‘데이터 소유 증명(Proof of Data Possession, PDP)’으로, 이를 통해 파일코인은 봉인되지 않은 핫 스토리지에 대해 지속적인 무결성 보장을 실현한다. 이 같은 구조는 중앙화 클라우드 인프라가 제공할 수 없는 신뢰성과 자동화된 정산, 투명한 회계를 가능하게 한다고 메사리 리서치는 분석했다.

플랫폼 출시와 동시에 100개 이상의 초기 빌더팀이 AI 파이프라인, 에이전트 네트워크, 탈중앙화 프론트엔드, 온체인 인덱싱 등 다양한 영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스토리지 제공자 아카브 클라우드는 AI/ML 데이터셋 및 규제 준수용 데이터를 파일코인 웜 스토리지를 바탕으로 보관하며, 온체인 PDP 증명을 통해 무결성과 감사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KYVE, 모나드(Monad), 지오 팟캐스트 등과의 생태계 통합은 파일코인의 적용 범위를 AI, 고성능 컴퓨팅, 미디어 등으로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제 인프라인 ‘파일코인 페이(Filecoin Pay)’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였다. PDP나 검색 게이트 증명을 기반으로 자동 청구와 온체인 정산을 처리하며, FIL을 포함한 ERC-20 지원, 스트리밍 결제, 구독 모델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2025년 12월 기준 180명의 지불자, 30명의 수취인, 6,570개 이상의 결제 레일이 가동되고 있으며, 누적 7만 nanoFIL이 소각되는 등 뚜렷한 트랜잭션 흔적을 남겼다. 이는 종량제 서비스 및 검증 가능한 워크로드 사용 기반 정산 모델이 암호화폐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실적이다.

파일코인 온체인 클라우드는 단순히 저장 기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냅스 SDK를 통해 웹사이트, 데이터셋, 프론트엔드 앱 등을 직접 온체인에 구축할 수 있고, 개발자는 ENS, Safe, Filecoin Pin을 활용해 거버넌스와 버전 관리를 포함한 완전한 탈중앙화 워크플로우를 구현할 수 있다. 메사리 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개발자 친화적 스택은 중앙화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자율적인 인프라 보유 및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향후 파일코인의 로드맵은 더욱 진일보한 모습이다. 2026년까지 온체인 복제 및 복구, Python·Go SDK 지원, L1·L2 생태계 확장, SLA 기반 스토리지 시장 정착 등 다양한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다. 특히 검증 가능한 컴퓨트와 탈중앙화 API가 구현되면, 데이터 저장과 검색을 넘어 계산 과정까지도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파일코인에 의존해 모델 상태와 데이터 루프를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DePIN 시스템은 컴퓨트 및 대역폭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자동 정산과 감사가 가능한 구조를 지향하게 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파일코인 온체인 클라우드는 아카이브 중심 스토리지에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클라우드 생태계로의 ‘전략적 진화’를 상징한다. 블록체인 인프라 전반에서 검증 가능한 데이터 처리와 투명한 정산, 자율화된 에이전트 구동을 가능케 하는 이 플랫폼은 AI 시대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메사리 리서치는 최종적으로 파일코인이 독립적인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 인터넷 전체를 위한 검증 가능한 데이터 및 서비스 계층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