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단순히 자산의 한 종류가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기술적 엔진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통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의 토큰화가 금융 인프라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토큰화된 주식과 ETF의 24/7 거래를 준비 중이라는 점을 시장 인프라 업그레이드의 결정적 신호로 꼽았다.
하지만 기술적 낙관론과는 별개로, 어떤 '토큰화 모델'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인가를 두고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시장은 크게 세 가지 모델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 CSD 주도형: 전통의 변신 (DTCC 모델)
미국 예탁결제원(DTCC)처럼 조 단위의 주식 장부를 보유한 중앙집중식 예탁기관이 직접 온체인 기록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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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나스닥, NYSE 등 기존 기관들과의 연동이 쉽고 신뢰도가 높다. 사후 거래(Post-trade)의 핵심 배관을 직접 교체하는 만큼 파급력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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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시스템 전환 속도가 느리고 기존 규제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제약이 있다.
■ 발행사 직접형: 생태계의 수직 계열화 (Securitize 모델)
발행 단계에서부터 명의개서대리인(Transfer Agent)이 발행사와 협업해 주식을 토큰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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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캡 테이블(주주 명부) 관리와 배당 등 기업 활동(Corporate Action)을 자동화할 수 있다. 발행 단계부터 '네이티브'한 토큰화가 가능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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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특정 플랫폼 내에 유동성이 갇힐 수 있는 '폐쇄성' 극복이 과제다.
■ 거래소 주도 합성형: 빠른 시장 진입 (Robinhood 모델)
실제 주식을 토큰화하기보다 주가에 연동된 파생상품(Synthetic)을 토큰화하여 가격 노출도(Exposure)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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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복잡한 증권 규제를 우회하기 쉽고, 소매 투자자들에게 24시간 거래 환경을 가장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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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실제 주권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과 카운터파티(거래 상대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 승자는 누구? "인프라와 접근성의 싸움"
전문가들은 초기 시장은 3번(합성형)이 소매 투자자의 수요를 흡수하며 세를 넓히겠지만, 장기적인 승자는 1번(CSD 주도)과 2번(발행사 직접형)의 결합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기관 자금이 유입되려면 '실제 자산과의 법적 연계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NYSE가 추진하는 24/7 토큰화 플랫폼이 규제 승인을 얻을 경우, 전통 금융 인프라와 온체인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시장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암스트롱 CEO는 "어떤 모델이 이기든 결과적으로 시장은 더 투명해지고 결제 주기는 짧아질 것"이라며 "금융 소외 계층이 고품질 투자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2026년은 주식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인프라로 안착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각 모델 간의 표준화 경쟁이 향후 몇 년간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