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믿을 만한 추천이 자산이 될까?…엑시리스트(Exilist), 인튜이션 정보 금융 모델 조명
엑시리스트가 공개한 AMA에서 인튜이션 창립자 빌리는 콘텐츠 추천에 TRUST를 예치하고 판단 이력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정보 금융 모델을 설명했다.
인튜이션은 축적된 추천 이력을 AI 에이전트의 평판 판단에도 활용하려 하며, 모델의 정착은 실제 정보 수요와 추천의 유용성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AI)이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에 사람의 판단과 추천 이력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인튜이션(TRUST)이 ‘정보의 신뢰’를 경제적 가치로 연결하는 실험에 나섰다. 엑시리스트(Exilist)가 공개한 AMA 인터뷰 리캡에 따르면, 인튜이션 창립자 빌리(Billy)는 콘텐츠 추천에 토큰을 예치하는 정보 금융(InfoFi) 모델과 AI 에이전트용 평판 시스템을 설명했다. 핵심은 누가 무엇을 언제 지지했는지 기록하고, 이를 다른 이용자와 AI가 판단에 활용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빌리는 2014년부터 이더리움(ETH) 생태계에서 활동했으며,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EY의 블록체인 사업 부문 설립에 참여하고 메타마스크 개발사 컨센시스에서 근무했다고 소개했다. 인튜이션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 발견, 추천, 경제적 참여를 하나의 서비스로 묶었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검색 결과의 양보다 관심을 기울일 대상을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문제의식이다.
인터뷰 당시 초대제로 운영 중인 인튜이션의 플래그십 앱에서는 음악, 책, 영화, 팟캐스트 등을 탐색할 수 있다. 이용자는 관심 있는 콘텐츠를 ‘스택스(Stacks)’라는 목록에 정리하고, ‘서클스(Circles)’를 통해 취향을 신뢰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한다. 여기에 가치 있다고 판단한 대상에 TRUST 토큰을 예치하는 기능을 더했다. 단순한 호감 표시를 넘어 자신의 추천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부여하는 구조다.
예컨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를 발견한 이용자는 해당 대상을 지지하며 토큰을 예치할 수 있다. 이후 다른 이용자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참여하면 먼저 발견한 사람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생긴다. 인튜이션은 이런 인센티브가 콘텐츠 선별을 유도하고, 참여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다시 이용자의 발견을 돕는 정보 금융 모델을 지향한다.
엑시리스트의 인터뷰에서 빌리가 설명한 인튜이션의 작동 방식은 특정 대상이나 주장에 TRUST를 예치하고 그에 따른 지분을 받는 형태다. 예치와 상환에는 ‘본딩 커브’라는 가격 결정 구조가 적용된다. 지분의 경제적 결과는 후속 참여와 시장 상황, 프로토콜 작동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먼저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온체인에 남는 참여 시점과 추천 이력은 평판을 평가하는 자료가 된다. 유명해지기 전부터 특정 음악가를 지지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뒤늦게 가치를 인정한 대상을 반복적으로 발견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튜이션이 강조하는 정보 금융의 가치는 예치 규모뿐 아니라 판단의 맥락을 함께 드러내는 데 있다.
다만 경제적 참여 자체가 정보의 진실성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빌리는 "인기가 많다는 것과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 한국 유튜버들의 미공개 광고 논란을 사례로 들며, 지지자의 신원과 과거 추천 이력, 반대 의견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큰 금액을 예치한 낯선 사람보다 오랫동안 취향을 공유해 온 사람의 추천이 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튜이션은 이러한 신뢰 데이터를 AI 에이전트에도 적용하려 한다. 빌리는 에이전트의 식별과 피드백을 다루는 ERC-8004에 평판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인터뷰 당시 프로젝트 측 설명에 따르면 인튜이션의 그래프에는 3만 개 이상의 AI 에이전트가 등록돼 있었으며, 각 에이전트에는 최소 5개의 신뢰 관련 데이터가 연결돼 있었다. 이는 인터뷰에서 제시된 프로젝트 측 수치다.
구상대로라면 AI 에이전트는 행동에 앞서 상대 에이전트를 누가 지지하거나 반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개인용 AI에는 여러 분야에 걸친 취향 데이터도 제공할 수 있다. 특정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즐기는지처럼 콘텐츠 사이의 관계를 읽어 추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빌리는 앱의 데이터 생성 참여는 초대 기반으로 제한하지만, 전 세계 AI 에이전트가 해당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RUST는 인튜이션 네트워크의 거래 수수료, 대상과 주장에 대한 예치, 스테이킹, 거버넌스에 사용된다. 프로젝트 측은 정보를 만들고 지지하는 활동이 늘어날수록 토큰의 이용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비스 이용 증가가 토큰 가격 상승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빌리가 제시한 지속 성장의 전제는 이용자가 가치 있는 정보를 발견하고 공유하려는 실제 수요다.
엑시리스트가 정리한 인튜이션의 향후 1년 목표는 콘텐츠 발견과 경제적 참여가 반복적인 이용 습관으로 자리 잡는지 입증하는 것이다. 빌리는 재방문, 새로운 콘텐츠 추천, 실제 토큰 예치, 신뢰하는 친구의 초대를 주요 관찰 지표로 꼽았다. 한국 커뮤니티에는 음악과 드라마, 책, 웹툰을 발견하는 안목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한국어 앱에 대한 의견도 요청했다. 인튜이션의 정보 금융 모델이 정착할지는 이러한 참여가 유용한 추천과 AI 에이전트의 신뢰 판단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원문은 엑시리스트가 작성한 AMA 인터뷰 리캡으로, 본문에 담긴 전망과 사업 설명은 인터뷰 당시 발언을 바탕으로 한다. 원문에는 작성자 또는 소속 조직이 해당 프로젝트나 관계사와 유료 업무상 관계가 있었으며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고지가 포함돼 있다. 해당 콘텐츠는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보유를 권유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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