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큰화만으로는 부족…규제 준수하는 DeFi가 필요하다” — 뉴턴랩스 공동창업자 데니스 원
운용사가 만든 투자상품이 여러 금융 서비스에서 유통되려면 투자자 자격과 이전 제한이 계속 적용돼야 한다. 고객 정보와 기관의 비공개 데이터도 보호해야 한다. 토큰포스트는 뉴턴랩스 공동창업자 겸 CTO 데니스 원을 만나,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린 뒤에도 이러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연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는 2018년부터 블록체인 산업에서 활동해왔다. 뉴턴랩스의 전신인 매직랩스(Magic Labs)는 임베디드 월렛 인프라를 개발했으며 폴리마켓(Polymarket), 페이팔(PayPal), 네이버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후 매직랩스의 지갑 인프라 사업을 매각하고 뉴턴랩스로 전환해 탈중앙화 프로토콜인 ‘뉴턴 프로토콜(Newton Protocol)’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상품이 다른 금융 서비스로 옮겨가도 기관의 규칙은 유지돼야”
Q. 뉴턴 프로토콜의 역할과 핵심 기술을 설명해 주세요.
A. 뉴턴 프로토콜은 일반적인 블록체인과 조금 다릅니다.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범용 블록체인이 아니라, 전통 금융기관이 블록체인을 금융 인프라로 사용하려 할 때 필요한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규칙을 적용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운용사의 투자상품을 금융앱에서 가입하고 다른 서비스에서 담보로 활용하더라도, 투자자 자격이나 자산 이전 제한은 유지돼야 합니다. 뉴턴은 금융기관이 정한 조건을 거래 실행 전에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입니다.
금융기관과 이야기하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보안입니다. 결국 KYC와 AML, 제재 대상 여부 같은 문제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이런 현실 세계의 금융 규제와 상당히 분리돼 발전해왔습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만으로는 투자자의 실제 자격이나 외부의 확인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토큰화 프로젝트에서는 중앙화된 기관이 접근을 통제해 이 문제를 해결해왔습니다. 뉴턴은 기관이 정한 조건을 거래 전에 적용하면서도 여러 금융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뉴턴은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제재 대상 확인 등 외부에서 이뤄진 확인 결과를 블록체인 기반 거래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필요한 조건을 충족했는지 검증하면서 개인정보와 기관의 비공개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정보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도 규제 준수 여부를 증명할 수 있다”
Q. 실제 개인정보를 블록체인에 올리지 않고도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까?
A. 그렇습니다. 영지식증명 같은 기술을 사용하면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도 특정 조건을 충족한다는 수학적 증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에 적용되는 제재 기준에 따라 이용자가 거래 가능한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기존 방식이라면 개인의 KYC 정보나 개인식별정보(PII)를 제공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술을 이용하면 개인정보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도 ‘이 사람이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핵심 독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조건이 충족됐다는 사실만 증명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거래 상대방이나 다른 금융 서비스에 원본 정보 전체를 넘기지 않고도 필요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원본 정보에 누가 접근하는지는 해당 서비스의 확인 절차와 권한 설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희는 이런 방식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토큰화의 첫 번째 가치는 접근성…보유에서 대출까지 이어져야”
Q. 토큰화가 일반 투자자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저희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가 더 다양한 투자 기회에 접근하고, 보유한 자산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상품을 보유하고, 자금이 필요할 때는 해당 자산을 지원하는 대출 서비스를 통해 매각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경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품별 투자 자격과 담보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금융앱 안에서 이뤄진다면 이용자도 토큰화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주 국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다릅니다. 토큰화는 유통 경로를 넓힐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접근 범위는 각 시장의 규제와 상품별 투자 자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블록체인은 국가 간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고액 자산가나 적격투자자에게 주로 열려 있던 자산을 분할해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가능성도 만들어줍니다.
저희는 특히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프리IPO나 비상장 자산을 보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이 과거보다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용자들은 기업과 제품의 성장에 기여하지만, 정작 기업이 상장하기 전 성장 과정에서 투자자로 참여할 기회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것은 발행 이후입니다. 투자상품을 더 다양한 채널에서 제공하고, 필요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다른 금융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운용사가 만든 투자상품을 금융앱에서 가입한 뒤, 해당 상품을 다른 금융 서비스에서 담보로 활용하는 흐름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서비스가 바뀌어도 투자자 자격이나 자산 이전 제한이 유지돼야 합니다. 뉴턴은 기관이 정한 규칙과 외부에서 확인된 정보를 실제 거래 과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관의 비공개 규칙과 고객 정보는 보호하면서도 서로 다른 금융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기반입니다.
특히 프리IPO 주식처럼 유동성이 낮은 자산은 보유하고 있어도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탈중앙화 금융(DeFi)은 중개자를 줄이고 금융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이런 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온체인 금융의 강점은 국경을 넘는 금융 인프라”
Q. 이미 전통 금융에도 증권담보대출이 있습니다. 온체인 방식은 무엇이 다릅니까?
A. 증권담보대출 자체는 이미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마다 금융 인프라와 서비스 접근성이 다릅니다.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시장의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이용에는 각 시장의 규제와 상품별 조건이 적용됩니다.
블록체인의 중요한 특징은 글로벌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기 때문에 금융시장 사이의 국경을 낮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운용사에는 새로운 유통 채널과의 연결 가능성이, 투자자에게는 상품 선택과 자산 활용의 폭이 중요합니다. 이런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서비스가 바뀌어도 투자자 자격과 이전 제한을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관 채택의 관건은 쉬운 도입과 기존 금융앱과의 연결”
Q. 기관과 일반 이용자를 실제 온체인 금융으로 연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나요?
A. 기술을 실제 기관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이 기존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는 개발 도구와 문서, 교육을 제공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도록 하려 합니다.
운용사는 투자상품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전문성이 있고, 은행이나 금융앱은 고객과의 접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들이 각자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운용사는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고, 금융앱은 고객에게 투자와 자금 활용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한국 금융기관도 국내 규제와 자체 심사 기준을 반영하면서 이런 연결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뉴턴은 핵심 암호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금융기관들과 함께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작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리IPO 주식이나 전문 운용사가 제공하는 금융상품 등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자산을 이용하게 하고 싶은 대상은 일반 개인입니다. 그래서 개인이 매일 사용하는 금융 애플리케이션이나 네오뱅크와의 연결이 중요합니다.
유통 채널의 예로는 한국의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해외의 로빈후드나 코인베이스처럼 이용자 접점을 가진 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과의 제휴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이용자가 평소 사용하는 금융앱을 통해 새로운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유통 구조에 관심이 있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상당 부분은 해킹이나 사기, 보안 문제에서 나옵니다. 그 배경에는 컴플라이언스와 보안, 투자자 보호를 충분히 적용하기 어려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 부분을 바꾸고 싶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투자자 보호’ 정의도 다르다”
Q.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A. 뉴턴 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와 미국 양쪽에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두 지역을 보면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방식이 상당히 다릅니다. 투자자 보호의 정의도 조금씩 다르고 컴플라이언스 규칙 역시 국가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문화적인 차이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기관들과 더 많이 협력하면서 각 시장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어떤 투자자 보호가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면 저희가 기존에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실제 상품에서 기관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지 보여줘야”
Q. 현재 뉴턴 프로토콜은 어느 단계까지 개발됐습니까? 앞으로 무엇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나요?
A. 뉴턴 프로토콜의 핵심 프로토콜은 준비돼 있습니다.
기관 수준의 인프라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성능과 신뢰성, 보안, 규칙 적용 기능을 실제 상품과 서비스에서 보여주는 것이 다음 과제입니다.
지금 더 집중하는 것은 실제 활용 사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통금융과 DeFi가 결합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그 시작은 토큰화입니다. 주식이나 펀드, 프리IPO 자산처럼 기존 금융시장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자산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금융기관의 규칙과 투자자 보호 요건을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입니다. 이를 ‘컴플라이언트 DeFi(Compliant DeFi)’라고 부릅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것은 필요한 자격과 조건을 충족한 투자자가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시장입니다. 금융기관이 정한 규칙은 거래 과정에서 적용되고, 민감한 정보는 보호되며, 그 위에서 여러 사업자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승인이나 수작업에 의존하는 절차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기관은 자신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유통과 협업의 범위를 넓히고, 투자자는 보유 자산을 활용할 선택지를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실제 상품과 서비스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입니다. 결국 이용자가 투자상품에 가입하고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이 더 편리해지는지, 그리고 기관의 운영 부담이 실제로 줄어드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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