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연말 10만 달러 가능할까?…크립토닷컴, 물가·기관 수급 이중 부담 분석
크립토닷컴은 예상치를 웃돈 미국 물가와 비트코인 현물 ETF의 2주간 약 8억 3,800만 달러 순유출이 연말 10만 달러 전망을 제약한다고 분석했다.
연말 목표가에 접근하려면 물가 안정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 완화, 기관 매수세 회복이 함께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BTC)의 연말 10만 달러 전망이 미국 물가 상승과 기관 매수세 둔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치를 웃돈 물가 지표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이 가격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가 달성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물가 안정’과 ‘매수세 회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이후 한때 8만 달러 아래로 밀렸다. 이후 약 8만 2,000달러까지 반등했으나, 연말까지 남은 약 11주 동안 10만 달러에 도달하려면 약 22% 상승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연말 목표가를 유지했지만 이를 실현할 시장 여건은 까다로워졌다.
물가 불안의 중심에는 에너지 가격이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9월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동안 9.1% 뛰며 상승 압력을 키웠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했다. PPI 역시 전년 대비 6.3% 올라 예상치인 5.3%를 넘어섰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이어졌다. 달러 강세와 기술주 매도세도 가상자산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다만 국채 금리가 급등하지 않고 연준 관계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낙폭 일부를 되돌렸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기술주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 불안이 커질 때마다 안전자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던 현물 ETF 수급도 약해졌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0월 9일로 끝난 주간 약 6억 8,100만 달러, 16일까지의 주간 약 1억 5,7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두 주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8억 3,800만 달러다. CPI 발표와 맞물린 14일 하루에만 약 2억 6,100만 달러가 유출됐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의 분석에 따르면 9월 상승세에는 약 26억 5,000만 달러의 ETF 자금 유입이 힘을 보탰다. 10월 들어 자금 흐름이 반전되면서 상승 동력이 약해진 셈이다.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도 보고서가 집계한 해당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약 2억 5,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기업의 가상자산 매입 속도 역시 변수다. 보고서는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250개를 약 2,150만 달러에 추가 매수해 총보유량을 84만 8,250개로 늘렸다고 전했다. 다만 매입 규모는 이전보다 줄었으며, 자체 우선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이번 가상자산 매수액의 약 9배에 달했다. 기업 자금이 추가 코인 매입으로 이어지는 강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더리움 시장에서는 톰 리가 이끄는 비트마인의 매입 목표 달성이 가까워졌다. 보고서에 제시된 추가 매수량은 1만 2,532개, 총보유량은 약 603만 개다. 전체 유통량의 약 4.9%로 당초 목표인 5%에 근접했다. 목표 달성 이후 매입 속도가 둔화하면 그동안 수요를 지탱한 기업 매수세가 약해질 수 있다.
국제유가도 연말 가격 전망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109.86달러로 마감해 5월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과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소식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높은 유가는 휘발유 가격을 통해 물가에 반영될 수 있어 연준의 정책 완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8만 달러선과 옵션 만기 수급을 살펴야 한다. 보고서는 8만 달러 부근에 하락 위험에 대비한 풋옵션 포지션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10월 30일 만기 예정인 옵션 규모는 약 117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약 45억 달러의 콜옵션이 9만~10만 달러 구간에 몰려 있다고 집계했다. 다만 콜옵션의 집중만으로 해당 가격대 도달을 예측할 수는 없다.
기술적 변화와 시장 수급이 엇갈리는 사례로는 솔라나(SOL)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10월 21일 오후 3시(UTC)로 예정된 알펜글로 업그레이드가 거래 최종 확정 시간을 기존 약 12.8초에서 약 150밀리초로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결제 서비스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변화다. 그러나 보고서 집계상 주간 가격은 약 4% 하락했고, 미국 현물 ETF에서도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출돼 기술 개선 기대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결국 비트코인 10만 달러 전망의 핵심은 거시경제와 수급의 동반 개선이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은 미국 물가 흐름과 연준의 정책 방향, 현물 ETF 자금 유입 여부를 주요 관찰 대상으로 제시했다.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낮아지고 기관 매수세가 회복돼야 연말 목표가에 접근할 여건이 마련된다는 분석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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