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퇴마의 만남…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밈 열풍

연합뉴스

2025.08.09 (토) 08:20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북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OST는 英 차트 1위를 기록, 글로벌 밈 콘텐츠로 확산 중이다. 이에 따라 AI 기반 2차 창작과 문화 자산 활용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K팝과 퇴마의 만남…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밈 열풍 / 연합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글자 그대로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콘텐츠는 한국 대중문화의 핵심인 케이팝(K-pop)과 전통 오컬트(퇴마) 요소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인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Golden)’은 최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의 ‘톱 100’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케이팝 가수가 이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싸이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국립중앙박물관까지 관련 굿즈 구매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등 콘텐츠 외연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블랙핑크 등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한 바 있는 유명 프로듀서 테디가 음악 제작에 참여하면서, 콘텐츠 품질 역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유튜브 시청자들이 이 콘텐츠에 보이는 관심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키워드에 대한 미국 내 유튜브 관심도는 7월 초부터 빠르게 상승해, 7월 말부터는 거의 최고 수치인 90~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해당 키워드 검색 빈도가 가장 많은 경우를 100으로 두고 상대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7일 기준 미국 예술·엔터테인먼트 분야 검색량 중 16위를 기록했으며, 전달 대비 550%나 증가한 수치다.

이 열풍은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 추세지만, 본고장인 한국에서는 반대로 ‘빠른 소화 후 빠른 이탈’의 양상을 보였다. 콘텐츠 공개 직후인 7월 초에는 유튜브 관심도 100을 기록하며 열기를 보였지만, 이후 관심도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한국 소비자 특유의 빠른 소비 속도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민감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의 2차 콘텐츠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OST ‘골든’을 커버한 유튜브 영상 대부분이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수니그룹’ 등의 인기 유튜버와 가수 바다, 권진아 등이 해당 곡을 부른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해외 틱톡커들까지 커버 열풍에 동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밈(Meme)화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이 애니메이션 속 한국 문화와 설정을 분석하는 영상 콘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어, 글로벌 시청자들의 문화적 관심이 단순 소비를 넘어 학습과 이해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앞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2차 창작 시장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 우리 정부도 관련 논의에 착수했다. 지식재산전략기획단은 이달 초 회의를 열고 박물관과 학술기관 등 공공 부문이 보유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안전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문화 주권과 디지털 자산의 활용 사이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콘텐츠의 흥행을 넘어 K-컬처의 지속 가능성과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 고유의 전통 요소를 현대적 창작물로 재해석한 점은 글로벌 확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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