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명이 숨지고 최소 23명이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하면 상호 '에너지 휴전'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격은 23일 새벽부터 이어졌다. 드론이 키이우의 철도시설과 창고, 주유소 등을 타격하면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고 도심에는 검은 연기가 퍼졌다.
키이우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도 일대 철도망도 공격을 받아 승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우리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에너지 휴전의 어떤 형식에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절차와 겨울철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논의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외교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와 에너지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휴전은 전력망과 정유시설 등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상호 중단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반복하는 가운데 나왔다. 양측의 공격은 전선뿐 아니라 전력 공급과 연료 수급 등 민간 생활과 직결된 기반시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3자 회동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이끌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중국이 푸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여도 촉구했다. 다만 중국의 구체적인 개입 방식이나 3자 회동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디젤 가격 상승을 진정시키려는 취지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멈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사안에서 양측의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면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 요구에는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에 동의할 경우 전력망과 연료 공급을 둘러싼 추가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현재까지 러시아는 휴전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쟁 중 에너지 시설을 둘러싼 휴전은 공식적인 종전이나 평화협정과는 다르다. 공격 대상과 적용 기간,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 위반 때 대응 절차 등을 별도로 합의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오후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미국 특사단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휴전 제안을 러시아에 전달할 예정이며, 러시아는 현재까지 휴전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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