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각각 약 300억달러(약 40조8000억원) 규모의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목록을 공개했다. 다만 목록 공개만으로 관세율이 즉시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실제 시행에는 양국의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중국 상무부는 28일 양국이 2024년 교역액을 기준으로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국내 법률과 절차를 마친 뒤 관세 인하를 동시에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효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이 공개한 미국산 수입품 목록에는 1,619개 품목이 포함됐다. 미국이 공개한 중국산 수입품 목록은 77개 품목군으로 구성됐다.
중국의 목록에는 미국산 농축산물과 수산물, 목재, 개인관리용품, 의료기기, 석탄 등이 담겼다. 미국의 목록에는 중국산 장난감, 폭죽, 식탁용품, 크리스마스 장식품, 축구공, 낚시용품, 보온병 등이 포함됐다.
양국 목록은 민감도가 낮은 품목에 집중됐다. 일반 상업용 미국산 대두는 중국의 관세 인하 목록에서 빠졌으며, 대두 종자와 대두유·대두박 등 파생품의 포함 범위는 품목번호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도 이번 합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만으로 미·중 기술 갈등이나 반도체 관세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백악관은 ‘30-for-30’ 문서에서 양국 목록의 금액이 2024년 연간 교역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향후 관세 인하는 각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결정되며, 목록 조정은 원칙적으로 연 1회를 넘기지 않을 예정이다.
대상 품목의 90% 이상에는 상호 추가관세 대신 세계무역기구(WTO) 체계의 최혜국대우 관세율이 적용된다. 최혜국대우 관세율은 WTO 회원국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관세율로, 추가관세가 면제된다고 해서 품목별 관세가 모두 0%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의 규모는 양국 전체 교역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미국의 2026년 첫 7개월 대중 수출액은 약 680억달러(약 92조원), 중국의 첫 8개월 대미 수출액은 약 2,700억달러(약 367조원)로 집계됐다.
앞서 미·중 양국이 각각 300억달러 규모 상품의 관세 인하를 논의해 온 과정에서 대상은 비민감 품목 중심으로 거론됐다. 이번 목록 공개는 협의가 실제 품목 단위로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이전 논의보다 한 단계 진전된 조치다.
린쑹(Lynn Song) ING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P에 “이번 조치는 해당 품목에 더 긍정적인 결과이며 양국 교역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부담이 낮아지는 품목에 한해 거래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리 응(Gary Ng) 나티시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산 소비재 수입 확대가 미국 물가를 낮추고 중국 기업의 과잉 생산품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AP에서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양국이 각각 300억달러 규모만 대상으로 삼은 만큼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크리스마스 장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관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올해 성수기 물량 대부분이 이미 출하돼 단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인하가 발표됐더라도 실제 주문과 출하 시점에 따라 업종별 체감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공식 발표나 주요 프로젝트·거래소의 공식 반응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서 반도체가 제외된 만큼 기술 산업과 연결된 후속 조치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기존 무역 휴전도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했다. 관세 인하 목록은 양국의 국내 절차와 실제 관세율 조정을 거친 뒤 시행될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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