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시장은 노동시장 지표와 연준 발언,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한층 더 복잡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6월 첫째 주는 5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신용, 무역수지 등 핵심 경제 지표가 다수 발표되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단서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지표는 오는 금요일 공개될 5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다. 지난 4월 예상보다 많은 일자리가 추가된 데 이어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을지가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이 숫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모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4.25~4.5%로 유지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금리 인하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을 비롯해 필라델피아, 댈러스, 시카고 연은 총재들이 잇달아 예정된 연설에서 어떤 시그널을 줄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특히 수요일 발표되는 연준의 베이지북은 현장 경제상황에 대한 생생한 온도계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무역수지도 발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무역 합의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자, 기업들이 관세 시행 전에 물량을 앞당겨 수입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증가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 여부가 시장에 투영될 수 있다.
경제 지표 외에도 기업 실적 발표도 투자심리에 중요한 변수다. 브로드컴(AVGO)은 목요일 실적을 공개하는데, 이는 앞서 AI 반도체 강세를 알린 엔비디아(NVDA)의 실적 여운 속에 시장의 AI 관련 수요를 확인할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브로드컴은 전 분기 AI 관련 매출이 77% 급증했다고 밝혔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트렌드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 역시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며, 최근 5% 인력 감축을 예고한 상황에서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지표가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보험 소프트웨어 업체 가이드와이어, 물류기업 디스카르테스, 의류 브랜드 캘빈클라인의 모회사 PVH, 식료품 제조사 캠벨, 패션 브랜드 룰루레몬(LULU) 등도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소비심리와 관련된 실적도 주목된다. 달러제너럴(DG), 달러트리(DLTR), 파이브빌로우(FIVE) 등의 할인 소매 체인이 실적 발표에 나서며, 물가기조 안정에 따라 소비자 지출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일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비 심리지수 하락이 관찰되고 있어, 관련 기업의 매출 성장 및 트래픽 흐름이 시장의 우려를 일부 해결해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이 무역 합의를 어겼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발언도 함께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가 너무 높아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한다고 압박한 바 있으며, 이는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정책 결정에 미묘한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번 주는 연준의 발언, 고용 및 소비 지표, 무역과 관련한 새로운 움직임, 그리고 주요 기술 및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 결과가 겹치며 대내외 변수에 민감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사이에서 연준의 다음 선택을 예측하려는 움직임 속에, 짧고 긴 호흡의 매매 전략을 병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