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행정명령의 여파로 미국 태양광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 명령은 연방 차원의 녹색 에너지 지원을 전면 축소하고, 정부 보조금 중심의 대체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담고 있다. 주요 청정에너지 기업들은 이에 대한 직격탄을 맞으며 하루 만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번 명령은 ‘One Big Beautiful Bill Act’라는 명칭으로 최근 통과된 예산 법안에 기반해, 바람과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 산업에 퍼붓는 시장 왜곡적 보조금을 ‘신속히 제거’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재무부와 내무부 장관에게 이 같은 조치를 7월 4일 서명 시점부터 45일 이내에 이행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세금으로 지원되던 고비용·저신뢰의 이른바 녹색 에너지가 미국의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외국 적성국 통제 하에 있는 공급망에 의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조치로 향후 외국산 기자재에 의존해온 태양광 설치 산업 전반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S&P500에서 엔페이즈 에너지(ENPH), 퍼스트 솔라(FSLR),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등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그간 연방 정부 보조금에 기반해 안정 성장을 추구하던 이들 기업에는 직접적인 수익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퍼스트 솔라는 태양광 패널 제조에 있어 미국 내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월가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이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예산 절감 효과에 초점을 맞춘 이번 조치가 향후 전력 믹스와 관련 법규 개편으로 이어질 경우, 기존의 친환경 에너지 중심 정책은 크게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 관련 주식에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급변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태양광 투자자들의 대응 전략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과거 정부 보조에 기대던 중소형업체는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과 공급망 다변화 등 생존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시대적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한 차례 법령이 시장의 급격한 방향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