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상장 대박…IPO 시장, 8월엔 '활짝' 9월엔 '잠잠'

올해 8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한조선을 필두로 다수 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특히 상장 이후 초기 주가 흐름이 공모가를 크게 웃돌며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이 꼽힌다. 대한조선은 8월 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조9천억 원에 달했다. 상장 초기 수요 강세 덕분에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78.2%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고, 같은 날 종가도 이보다 더 올랐다. 이후에도 높은 주가 흐름을 유지하며 8월 말 기준으로 주가 상승률은 공모가 대비 71.8%에 이르렀다.

다른 신규 상장 종목들도 고른 성과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그래피를 제외한 8월 신규 상장사 8곳(기업 인수 목적의 스페셜 퍼포스 어퀴지션 컴퍼니, 즉 '스펙' 제외)은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평균 62.3%에 달했으며, 8월 29일 기준으로 주가는 평균 4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누적 수익률도 평균 66.3%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다만 9월 들어서는 분위기가 크게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달 IPO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가 1~2개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25년간 9월 평균치인 7개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공모금액 역시 1천400억 원에서 2천2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돼, 과거 평균치(2천562억 원)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상장 열기가 주춤한 데에는 정책 요인도 적지 않다. 7월 이후 금융 당국의 공모시장 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 중 40%(올해 말까지는 일시적으로 30%) 이상을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확약을 내놓은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이는 기존 20%였던 의무 비율을 크게 상향한 것으로, 기업 입장에선 수요예측 전략이나 스케줄 설정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달에는 명인제약,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전문기업 노타와 사이버보안 업체 에스투더블유(S2W) 등이 주요 IPO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본격적인 상장보다는 시장 동향을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더 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특히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IPO 공급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기업 간의 상장 전략 차별화와 투자자 선별 기준은 한층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