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10월 2일 주가가 급등하며 각각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주가 강세는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 소식과 미국 반도체 시장의 긍정적 흐름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49% 상승한 8만9천 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장중 한때 9만300원을 기록해 최근 52주 기준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527조 원으로 늘어나 하루 만에 약 18조 원이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 지분율은 51.52%에 달했다.

동반 상승한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9.86% 급등한 39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40만4천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수준까지 올랐다. 국내 증시의 반도체 대표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소형 반도체 장비 관련 종목들도 함께 상승했고, 한국거래소의 ‘KRX 반도체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5.07% 올랐다.

이번 주가 랠리 배경에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 확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올트먼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특별한 파트너”라 지칭하며 인프라 투자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전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8.9% 급등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1% 오른 것이 국내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기 회복과 AI 고도화 흐름 속에서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반영된 셈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단기 반등을 넘어 실적 개선과 수출 회복이 뒷받침될 경우 중장기 상승 흐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계열사가 급등하면서 그룹 지주사들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4.93% 오른 19만7천800원, SK스퀘어는 15.82% 급등한 23만8천 원에 장을 끝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AI 산업에 한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주사들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정부의 규제 환경 변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확대 여부가 당분간 주식시장과 관련 산업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