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기술주 강세와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라는 상반된 이슈 속에 혼조세로 출발했다. 기술기업 호재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렸지만,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9.56포인트(0.52%) 하락한 47,313.31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14.97포인트(0.48%) 상승한 23,839.92로 집계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소폭 하락해 6,838.94로 거래됐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는 34일째 부분 업무정지 상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기록됐던 최장 셧다운 기간인 35일에 육박한 수치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전히 예산안 협상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셧다운은 정부 기관 운영 중단을 뜻하며, 연방 공무원 급여 지연, 각종 행정서비스 차질 등을 야기한다.

같은 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 또한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S&P가 집계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2.2로 전망치와 일치해 회복세를 암시했으나, 공급관리협회(ISM)의 PMI는 48.7로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경기 위축 우려를 키웠다. 이는 기업들의 구매 활동이 다소 둔화됐음을 의미한다.

투자심리는 기술주의 호재로 일부 회복되는 모습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사업부와 38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아마존 주가가 4.84% 급등했다. 또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반도체를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2.61% 상승했다. 이처럼 특정 기술기업들과 연계된 수출·투자 확대로 관련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이 외에도 개별 종목 뉴스가 주가 변동에 영향을 줬다. 킴벌리-클라크는 타이레놀 브랜드로 알려진 켄뷰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사 주가가 12% 넘게 하락했다. 반대로 피인수 업체인 켄뷰는 약 17%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97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한 아이렌 주가는 16% 이상 급등했다. 한편,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는 실적 발표 지연 소식 탓에 15% 이상 하락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대체로 횡보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이 소폭 상승한 반면, 영국 런던증시와 프랑스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는 0.76%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수요 우려로 인해 약세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2월물 가격은 배럴당 60.92달러로 전장 대비 0.10%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기업 중심의 투자 기대감과 매크로(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맞물려 앞으로도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셧다운이 조만간 해결되지 않으면, 소비 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반영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