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오르자 9일 국내 항공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5.15% 내린 2만6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5.56% 떨어졌고, 제주항공은 2.27%, 진에어는 1.86% 각각 내렸다. 항공업종은 대표적인 유가 민감 업종으로 꼽히는데, 항공유를 포함한 연료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유가 상승은 수익성 악화 우려로 곧바로 이어지기 쉽다.
이번 주가 하락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 양상을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이 집중되는 핵심 해상 통로여서 이 지역의 긴장 고조는 곧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질 때 먼저 가격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공격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며 미국이 이란 남부의 여러 거점을 공습했다. 이후 이란이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미군도 다시 남부 지역에 연쇄 폭격에 나서면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제 유가는 반등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배럴당 73달러대를 나타냈다.
항공주는 통상 여행 수요와 환율, 유가라는 세 가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가운데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운임 인상으로 곧바로 비용을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먼저 실적 부담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가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종 전반의 주가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