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장기적으로 100만 달러(약 14억6000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제기됐다. AI 데이터센터의 신용 손실과 이를 수습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이 가격 상승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메일스트롬(Maelstro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월 8일 공개한 글 ‘Reality Test’에서 AI 인프라 투자 붐을 2000년 닷컴 버블보다 2008년 신용위기에 가까운 현상으로 해석했다. 그는 “AI가 새로 만들어진 달러를 모두 빨아들였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으로 향할 수 있었던 달러 유동성이 AI 주식과 데이터센터 투자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헤이즈는 2022년 11월 이후 AI 관련 부채 발행액과 미국 M2 증가분이 각각 약 1조5000억 달러(약 2190조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AI 관련 부채 규모는 헤이즈의 자체 추정으로, 단일 공식 통계로 집계된 수치는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ED)에 따르면 미국 M2는 2026년 5월 23조523억 달러로 집계됐다. M2는 현금과 예금, 머니마켓펀드 등 시중 유동성을 나타내는 광의통화 지표다.
헤이즈의 분석은 AI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 구조에 초점을 맞춘다.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력, 부동산, 장기 임대계약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만 담보가 되는 칩과 관련 설비는 빠르게 감가상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주식과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꺾이면 금융권에서 신용 손실이 먼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융 시스템을 방어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코인데스크는 8월 5일 헤이즈가 AI 데이터센터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구제금융 가능성을 비트코인 100만 달러 전망에 연결했다고 전했다.
헤이즈는 AI 신용 충격이 곧바로 비트코인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았다. AI 버블이 꺼지는 초기에는 비트코인도 위험자산 매도 흐름에 휘말릴 수 있으며, 정책 당국의 유동성 공급이 확인된 뒤 반등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본지는 앞서 AI 인프라 투자 위축과 유동성 공급을 연결한 헤이즈의 분석을 전했다.
AI 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12월 보고서에서 2026년 AI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전망치를 5270억 달러(약 753조원)로 제시했다. 대형 기업의 재무 여력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핌코(PIMCO)는 5월 15일 공개한 분석에서 2026~2027년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의 94%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40%보다 5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핌코는 AI 관련 신용 확장이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에서 시작됐지만 향후 수익으로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이즈의 100만 달러 전망 역시 AI 신용 손실과 정책 당국의 유동성 공급, 해당 자금의 비트코인 유입이 차례로 이뤄진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