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주가 3월 말 이후 64% 반등하며 S&P500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지만 7월 20%가 넘는 급락을 겪은 만큼 변동성도 커졌다.
로이터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월 말 이후 64% 올랐으며 같은 기간 S&P500 상승률은 약 17%였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랠리가 미국 증시 전체보다 약 3.8배 빠른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주 19개 종목의 S&P500 내 비중은 18%까지 확대됐다. 2026년 들어 S&P500 시가총액이 5조1000억 달러(약 7206조원) 늘어나는 동안 증가분의 70%가 반도체·메모리주에서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장에서도 메모리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마켓워치는 샌디스크(SanDisk·$SNDK)가 약 6%, 마이크론(Micron·$MU)이 약 5%, SK하이닉스(SK hynix)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9% 올랐다고 전했다.
메모리주는 AI 서버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지는 앞서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 등 AI 메모리주가 반등한 흐름을 전했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AI 관련 자본 지출이 있다. AI 관련 자본 지출은 데이터센터와 서버,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 AI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는 장기 투자 비용을 뜻한다.
반도체주는 개별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대형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과 맞물려 움직인다. 서버용 연산장치와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어 설비투자 계획이 바뀌면 관련 종목 전반에 영향이 번질 수 있다.
대규모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현금흐름과 자금 조달 여건에 달려 있다. 본지는 앞서 AI 인프라 약정이 빅테크의 장기 부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짚었다.
엔비디아(NVIDIA·$NVDA)는 오는 27일 오전 6시 한국시간으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연다. 미국 태평양시간으로는 26일 오후 2시다.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 816억1500만 달러(약 115조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매출은 752억 달러(약 106조원)였다.
회사가 제시한 2분기 매출 전망치는 910억 달러(약 129조원)로 오차 범위는 ±2%다. 이번 실적에서는 실제 매출이 가이던스에 부합했는지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이어졌는지가 주요 확인 항목이다.
킹 립(King Lip) 베이커애비뉴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는 “AI 인프라 구축, 컴퓨팅 수요, 네트워크 수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을 뒷받침하는 자본 지출이 여러 해 이어지는 사이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주의 지수 내 비중이 커지면서 업종 조정이 미국 증시 전반으로 확산할 위험도 높아졌다. 피터 터즈(Peter Tuz)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 대표는 최근의 급격한 상승세를 두고 “너무 과열된 것은 아닌지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iShares Semiconductor ETF)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풋옵션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얻거나 보유 자산의 하락 위험을 줄이는 데 쓰이는 파생상품이다.
반도체 랠리의 지속성을 판단할 다음 일정은 오는 27일 오전 6시 시작되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