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 겸 마엘스트롬(Maelstrom)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마(FIMA) 레포 한도를 비트코인(BTC) 유동성의 점검 지표로 제시했다. 다만 최근 연준 공개자료상 실제 사용 잔액은 아직 0달러다.
헤이즈는 8월 11일 공개한 서브스택 글 'Yen-quake'에서 현재 거래상대방 1곳당 600억 달러(약 85조원)로 정해진 피마 레포 한도가 올라가거나 대상이 넓어져야 위험자산에 더 공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그는 일본 엔화 방어와 달러 조달, 연준 대차대조표를 하나의 자금 흐름으로 묶어 BTC 가격 논리를 설명했다.
피마 레포는 외국 중앙은행과 외국 통화당국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맡긴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일시 조달하는 제도다. 연준은 공식 FAQ에서 이 제도를 달러 유동성 백스톱으로 설명했고, 뉴욕 연은은 2021년 공지에서 피마 레포 거래에 거래상대방별 600억 달러 한도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핵심은 제도 존재와 실제 사용 사이의 차이다. 연준이 8월 6일 공개한 H.4.1 자료에서 8월 5일 기준 foreign official repurchase agreements는 0달러로 표시됐다. 헤이즈가 말한 경로는 제도상 가능하지만, 최근 공개치 기준으로는 아직 작동하지 않았다.
피마 레포의 시장 의미는 외국 통화당국이 보유 미 국채를 시장에 팔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통상 국채 매각은 금리와 채권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레포 방식은 담보를 맡기고 달러를 빌리는 구조여서 시장 매각 압력을 줄이는 선택지가 된다.
헤이즈의 주장은 일본 환시 상황과 맞물린다. 로이터는 일본 당국이 160엔 선을 둘러싸고 개입 경계를 높였고, 7월 31일 뉴욕 시장에서 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는 상황에서 개입 경계감을 높여왔다.
헤이즈는 엔화 방어 과정에서 일본이 미 국채를 시장에 매도하는 대신 피마 레포를 활용하면 달러 유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이 유동성이 BTC 같은 위험자산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다만 이는 정책 변화가 아니라 조건부 시나리오다.
시장에서는 피마 레포가 실제로 쓰였는지 여부를 연준 대차대조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H.4.1 자료의 foreign official repurchase agreements 항목이 늘어나야 헤이즈가 제시한 경로가 수치로 확인되는 셈이다.
본지는 앞서 엔화 약세와 피마 경로를 연결한 헤이즈의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당시 쟁점은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시장 압력이 연준 유동성 도구로 번질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이번 쟁점은 그 경로가 실제로 열렸는지가 아니라, 600억 달러 한도와 H.4.1 잔액이라는 확인 가능한 지표로 좁혀졌다는 데 있다. 가격 전망보다 제도 변경과 실제 사용 여부를 나눠 봐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시장과도 연결점이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앞서 국내 외화유동성 여건상 피마 레포를 당분간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사례는 피마 레포가 열려 있더라도 실제 사용은 각국 외화자금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헤이즈의 논리는 규제보다 유동성을 중시하는 기존 관점과 이어진다. 다만 이번 사안은 BTC 가격의 즉시 상승 신호라기보다, 중앙은행 유동성 장치가 위험자산 해석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세 가지다. 피마 레포는 승인된 외국 통화당국용 제도이고, 거래상대방별 한도는 600억 달러이며, 8월 5일 기준 실제 사용 잔액은 0달러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BTC 가격이 곧바로 오를 것이라는 단정이 아니라 연준 제도 변경, 일본 환시 개입, H.4.1 잔액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시장 해석으로 보는 편이 맞다. 다음 확인 지표는 매주 공개되는 연준 H.4.1의 해당 잔액 변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