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7월 말 저점 이후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고가 다시 30조원대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회복세를 보이자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도 재개되는 흐름이다.
16일 오데일리는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를 인용해 13일 기준 주식 매수용 신용융자 잔고가 30조93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8월 3일 27조4400억원보다 3조49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달러 기준으로는 218억 달러(약 30조8470억원) 수준이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을 키울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담보 비율 악화와 반대매매 위험이 함께 커진다. 최근 국내 증시가 짧은 조정 뒤 반등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위험 선호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증가세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대형주의 회복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흔들렸으나 이후 반등했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가 7월 30일 저점에서 20% 이상 반등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상승 축으로 작용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빠르게 줄었다. 본지는 8월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7조원대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투자보다 현금 확보와 위험 관리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잔고가 다시 늘었다는 점은 반등장에 참여하려는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는 신호다. 다만 레버리지 거래는 주가 하락 때 손실을 키울 수 있고, 반도체 대형주에 거래가 집중될 경우 특정 종목의 가격 변동이 지수와 개인 투자자 계좌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데일리는 AI 투자 관련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국 증시에 즉각적인 냉각 조짐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신용융자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반도체 대형주 가격 흐름과 신용융자 잔고 추이를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