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저PBR 기업 공표 제도가 11월 2일 첫 시행을 앞두고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명단 공개 자체보다 기업이 낮은 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내놓느냐가 제도 효과를 가를 기준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월 28일 저PBR 기업 공표 제도 세부 기준안을 공개했다. 코스피는 업종별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3년 연속 해당하는 기업을 공표 대상으로 삼는 내용이다.
PBR은 주가순자산비율이다. 회사의 순자산과 시가총액을 비교해 시장에서 기업이 장부가치 대비 어느 수준으로 평가받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기업가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 낮은 상태가 이어지면 자본 효율과 주주환원, 지배구조 개선 여부가 함께 평가 대상이 된다.
공표 기준은 시장별·업종별로 나뉜다. 금융위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11개 업종을 적용해 매 반기 PBR을 산정한다. 코스피 기업은 6개 반기 연속 업종 내 하위 25%, 코스닥 기업은 하위 10%에 들면 명단에 포함된다.
6개 반기 중 한 차례만 기준을 웃돈 경우에는 7번째 반기까지 따져 공표 여부를 정한다. 단기 주가 변동만으로 명단 포함 여부가 갈리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둔 구조다.
첫 시행에는 예외가 붙었다. 올해 11월 첫 공표 때는 10월 22일 산정한 PBR이 기준을 웃돌면 과거 5개 반기 수치와 관계없이 공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도 시행 이전의 사실관계만으로 명단이 확정되는 소급 적용 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에는 1년간 공표 면제 특례가 적용된다. 해당 계획에는 저PBR 원인 분석, 목표 설정, 개선 계획, 이행 평가 등이 담겨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이 과거 반기별 PBR과 업종 내 순위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례가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6년, 즉 12개 반기 연속 기준을 밑돈 기업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더라도 공표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장기 저PBR 기업에는 계획 공시보다 실제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의 5월 기준 간이 시뮬레이션에서는 공표 대상 기업이 최소 120개, 최대 220개로 추산됐다. 최소 기준으로는 코스피 80개, 코스닥 40개이고 최대 기준으로는 코스피 130개, 코스닥 90개다. 전체 상장기업의 5~10% 수준이다.
저PBR 공표는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뿐 아니라 증권사 MTS 종목명 태그에도 반영된다. 투자자가 종목을 조회하는 화면에서 저PBR 여부를 바로 볼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기업 이름을 공개해 시장의 점검 압력을 높이는 장치로 풀이된다.
본지도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2026년 11월부터 저PBR 기업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발표의 핵심은 단기적인 주가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온 상장사를 가려내겠다는 데 있었다.
한국경제는 국내 증시에서 PBR이 핵심 가치평가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사 공개 범위에서 특정 기업 명단과 개별 PBR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별 기업을 저PBR 대표 종목으로 단정하려면 거래소 기준일 산정값과 업종별 순위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제도는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 효율 개선을 요구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명단 포함 여부뿐 아니라 공시한 개선 계획의 구체성과 이행 가능성이 시장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위는 8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9월 중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 승인을 거쳐 제도를 확정할 예정이다. 첫 명단은 반기보고서 기준 산정 절차를 거쳐 11월 2일 공개된다.

